[해외축구]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뤄냈는가


레알 마드리드는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와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클럽 중 하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클럽이면서 동시에 UEFA 주관 최고 클럽 대항전인 UEFA 챔피언스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기도 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 컵까지 포함해 13번이나 우승한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는 다른 팀과의 비교가 불가능한 정도를 넘어 몇몇 클럽의 기록을 합쳐도 그보다 많다.

준우승 기록을 제외한 모든 기록, 승리, 무승부, 패배, 승률, 득점, 실점, 득실 차, 승점,

결승 진출, 4강 진출, 8강 진출 횟수까지 모든 것이 유러피언 컵, 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그 어떤 팀보다 높거나 많다.


1955-56시즌부터 그러니까 우리가 숫자와 사진으로 기억하는 과거에 이룬 5연패도 레알 마드리드의 찬란한 역사를 증명하는 기록이기도 하지만

2010-11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8시즌 동안 이어진 4강 진출 이상 8회, 우승 4회라는 기록은 눈부시다.

그리고 2015-16, 2016-17, 2017-18시즌 세 시즌 연속 우승은 UEFA 챔피언스리그로 개편한 이후 최고의 기록이자 앞으로도 어려운 대회를 대표할 만한 최고의 업적이다.

아래에서는 그간 살펴봤던 개인, 선수 혹은 감독이 아닌 팀을 조명해보면서 팀이 이뤄낼 수 있는 최대의 업적, 우승을 3번이나 반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아보겠다.




1. 해결사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바로 해결사의 존재였다.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 이후 첫 번째 시즌을 제외하고

팀을 떠나기 전까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그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해냈다.


2015-16시즌에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0 - 2로 몰린 상황이나 2016-17시즌에 FC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승리한 것

그리고 2017-18시즌에 파리 생제르맹, 유벤투스를 상대로 보여준 그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선수 자신에게도 특별한 기록을 남겼지만 그것은 오롯이 팀의 역사가 되었으며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가 여전히 그를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는 3연패 당시 해결사가 존재했었음을 그리고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는 해결사의 부재가 이유가 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특별한 위닝 멘탈리티와 어떤 상황에서든지 마무리할 수 있던 결정력은 시즌마다 그를 득점왕으로 만들었다.



2. 후방을 지키고 결과도 바꿔놓을 수 있는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기 이전부터 주목받던 수비수 중 하나였지만 그가 유럽 전체 그리고 세계를 대표할 만한 센터백으로 성장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팀을 대표할 만한 수비수임을 보여줬고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기간에도 절정의 기량을 유지했다.

때로는 거친 모습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의 머리를 아프게도 하지만 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 경기 결과가 바뀌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여주기도 했다.

단순히 상대에게 골을 내주지 않기 위해 열심히 뛰는 수비수가 아니라 경기 막판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였다.


세르히오 라모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못지않게 3연패에 기여한 선수라 할 수 있는데

10번째 우승을 이뤄냈을 때와 같이 극적인 득점은 아니었지만 2015-16시즌 AS 로마를 상대로 한 경기나 2017-18시즌 FC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보여준 수비력은 돋보였다.

조별리그에서 기록한 것이긴 하지만 득점 능력 역시 3연패 전반에 걸쳐 있었다.


세르히오 라모스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경기에 뛰지 못할 때 레알 마드리드가 겪은 어려움을 생각하면 그의 공로를 간과해선 안 되며

여전히 팀에 남아 중요한 경기마다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모습은 3연패를 함께했던 그 어떤 선수보다 자랑스러울 것이다.



3. 팀을 대표했던 골키퍼의 그림자마저 지울 정도로 뛰어난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는 2014-1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개막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이케르 카시야스가 여전히 팀에 남아있었기에 그는 리그에서 6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경기만 나섰다.

하지만 2015-16시즌 그러니까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시작부터 끝까지 그가 골문을 지켰다.


이케르 카시야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신체조건의 골키퍼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 맞춰 코스타리카를 대표한 케일러 나바스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높아졌다.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에 더욱더 값비싼 골키퍼가 있지만 그를 추억하는 서포터는 적지 않을 것이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방에 일가견이 있던 케일러 나바스는 무실점 경기가 많지 않았지만 돌발적인 상황에서도 골문을 훌륭하게 지켰고 페널티킥 선방 능력도 상당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뿐만 아니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같은 기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4. 1부 리그 팀을 지도한 적은 없었지만 모든 것이 준비되어있던 감독




레알 마드리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 10번째 우승, 라 데시마를 달성한 이후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고 투자도 지속되었다.

2015-16시즌 역시 레알 마드리드는 한 개 이상의 트로피를 목표로 할 수 있는 팀이었다.

다만 팀을 이끌 감독으로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을 선택한 게 실수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어려움을 안긴 감독이나 다른 리그에서 능력을 증명한 감독이 굳이 레알 마드리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트로피 하나로는 작은 성공에 불과한 팀, 과거 여러 감독이 거쳐 가면서 '독이 든 성배'에 비유하는 게 자연스러운 팀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팀을 맡게 된 건 레알 마드리드의 리저브 클럽인 카스티야를 맡고 있던 지네딘 지단이었다.

지네딘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갈락티코 1기 핵심으로 활약했던, 팀을 대표하는 레전드라는 점에서 여러 선수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1군 그러니까 1부 리그를 팀을 지도해본 경험이 없는 감독이 다른 팀도 아니고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겠냐는 비관적인 예측이 많았다.

시즌이 마무리되면 진정으로 자격이 있는 감독이 부임할 거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지네딘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는 생각보다 강했다.

라파엘 베니테즈 직후에 팀을 맡아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팀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고 그것은 성적으로 연결되었다.

리그에서는 승점 1점이 뒤져 준우승에 그쳤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11번째 우승, 라 운데시마는 지네딘 지단이 선수, 코치 시절에 이어 감독으로서 이룬 첫 번째 우승이었고 이를 통해 지네딘 지단의 지도력은 오랜 시간 동안 준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시즌에는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누르고 리그 우승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더블을 차지했다.

그는 자신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가 이끈 FC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승리해 4강에 진출했으며 거기서 만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도 승리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스코, 세르히오 라모스 등 여러 선수의 활약이 뒷받침되었지만 그가 훌륭한 백업 선수를 만들기 위해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로테이션 가용에 힘쓰고

같은 시즌 결승전 하프타임에서 보여준 라커룸 연설은 한순간이라도 팀을 한 단계 이상 끌어올릴 방법을 알고 있는 명장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2017-18시즌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리그에서 정상과는 거리는 멀어져만 갔으며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도 CD 레가네스에 패하며 탈락했다.

부임 초기에나 나왔던 이야기가 나왔고 공격 삼각편대인 BBC 트리오를 향한 비판도 거셌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토트넘을 상대로 고전하면서 지난 두 시즌과는 다른 결과를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힘이 실렸다.


어렵게 진출한 16강에서 만난 파리 생제르맹은 호화로운 스쿼드에 훌륭한 조별리그 성적을 거둔, 레알 마드리드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팀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망은 어두웠는데 해결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활약이 있었다.

8강에서 만난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활약은 돋보였다. 하지만 2차전에서 기적을 허락할 수도 있었다.

너무나도 어렵게 진출한 4강에서 만난 FC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에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침묵했다. 지난 여러 차례 FC 바이에른 뮌헨을 마주했을 때 결과를 바꿔놓았던 해결사의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는 다른 선수가 있었고 그들이 호날두 대신 FC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8강에 올라온 팀 중 가장 뛰어난 전력을 갖춘 팀이자 우승 후보로 점치기 좋은 여러 상황이 맞물려

정상에 도전하는 그 길에 누구도 훼방을 놓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FC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한 지네딘 지단 감독의 전술도 특별했다.


마르코 아센시오는 지금과 달리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던 선수였다.

그는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도 모두를 놀라게 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미래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하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있던 선수였는데 FC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물론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는 선수였기도 했지만 그가 기록한 골이 역전골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2차전에도 카림 벤제마가 승부를 결정지었는데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경기에서

어렵지 않게 동점골을 넣더니 후반 들어 전방 압박 강도를 높여 상대 실수를 유도해 골을 만들었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망가진 리그 성적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만회할 거라는 단호한 선택과

더불어 유벤투스와의 8강전과 같이 1차전 우위만 생각하고 주도권을 내준다면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 과감한 압박 전략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


감독의 역량보다 몇몇 선수의 역량이 돋보였던 때도 있지만 그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지도한 건 감독의 역할이었고 지네딘 지단이었기에 해냈다고도 볼 수 있다.

이후 감독직을 내려놓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그를 다시 부를 수밖에 없었던 건 그의 능력이 다른 명장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발롱도르 양분에 쉼표를 찍은 루카 모드리치나

독일을 대표하는 수많은 미드필더 중 가장 돋보이는 커리어를 쌓은 데 성공한 토니 크로스 그리고

다소 일찍 주저앉은 감은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3연패 당시 모든 능력을 갖춘 수비형 미드필더로 칭송받았던 카세미루도 있고

프랑스 황금세대의 일원인 라파엘 바란이나 개인적으로 세계 최고의 왼쪽 풀백이라고 생각하는 마르셀루도 있다.

그만큼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최고라고 해서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수천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월드클래스가 여럿 있는 팀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연거푸 실패의 아픔을 겪기도 한다.

그들에 비하면 레알 마드리드는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선수와 발돋움하기 직전의 선수 그리고 그렇지 않은 선수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고 세 시즌 연속 이어갔다.


혹자는 VAR이 있었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3연패는 없었을 거라 말한다.

2016-17시즌 FC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한 경기에선 누가 봐도 명백한 오심이 경기를 지배한 경기였다.

때문에 VAR이 지금보다 높은 신뢰를 쌓고 오랜 시간이 흐른다면 'VAR이 없었던 시절에 한해 세워진 기록'이라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고의로 판정을 유리하게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이상

또 판정의 불이익을 레알 마드리드만 받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승을 평가절하할 정당할 이유는 없다.


세비야의 UEFA 유로파리그 3연패와 함께 유럽 클럽 대항전을 대표할 만한 기록을 쓴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정말 어렵게 16강에 합류했다.

기대의 크기는 이전과 많이 다르지만 당시에도 유리하다고만 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정상에 올랐던 레알 마드리드,

올 시즌에는 어떤 성적을 거둘지 특히 지난 두 시즌 동안의 아쉬움을 달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보자.


글 : 아우구스투스 [네이버 블로그, 아우구스투스의 스포츠 바인더 / 티스토리, Mr. YANG's DESK 운영 중]

이미지 출처 : Wikipedia, AS English, iNews, FIF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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