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결산 특집 ③ - VAR, 연장 교체 카드 1장 추가, 벤치 헤드셋

지난 20일에 이어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결산 특집 세 번째 포스트 시작하겠습니다.

세 번째 포스트에서는 예고해드린 대로 이번 월드컵에 새롭게 도입된 VAR, 연장 교체 카드 1장 추가, 벤치 헤드셋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것은 아닙니다만 A대표팀 월드컵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된 VAR은 Video Assistant Refree, 비디오 판독 시스템으로

득점 장면, 페널티킥 선언,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할 여지가 있는 경우, 징계(카드)를 다른 선수에게 잘못 준 경우에 VAR 룸에서 주심에게 전달하거나

주심이 상황을 다시 보면서 판정을 유지·번복할 수 있게끔 한 것으로 이번 대회 아주 많은 기대를 받았고 가장 많은 말이 있었던 시스템입니다.


아마 거의 모든 분이 공감하실 수 있는 것은 정확한 판정을 위한 충분한 기계적 준비는 마쳤다는 것입니다.

경기장에 있는 수많은 카메라는 슬로우 모션 카메라로 경기장에서 벌어진 모든 상황을 아주 느리게 볼 수 있으며 오프사이드만을 가려내기 위한 카메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이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VAR이죠.


먼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VAR 룸이 주심에게 의견을 전달하더라도

판정을 유지·번복하는 권한은 오로지 주심에게 있기 때문에 주심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심을 했더라도 이를 번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스포츠, 야구의 경우 지금은 판독 센터에게 판정을 위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확실히 공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 이 지적은 온당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 혹은 배구와 같이 판독에 필요한 것이 닿았는지 닿지 않았는지, 누가 빨랐는지를 보는 것과 달리

축구에서는 핸드볼 파울, 페널티킥 선언이 일정한 기준과 함께 상황을 보는 눈과 함께 판정이 이뤄져야 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골키퍼와 스트라이커의 1:1 상황에서 스트라이커를 쫓는 수비수가 스트라이커가 슈팅할 수 없게 방해하였더라도

그 위치가 골대와 얼마나 가까웠느냐에 따라 판정은 달랐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축구계의 판단입니다.


핸드볼 반칙의 경우에도 공을 찬 선수와 그 선수를 막기 위해 움직인 수비수와 거리가 너무 가까운 상황에서도 손이나 팔에 맞았다고 핸드볼 파울을 선언한다면

가장 확실한 득점 기회 창출을 위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의 손이나 팔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위와 함께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내용은 VAR 신청 권한을 각 벤치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제가 월드컵 대회 기간 진행한 리뷰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그것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판독 권한을 벤치에게 줄 경우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한쪽에서 비디오 판독을 원할 때 경기를 중단할 경우 곧바로 이어지는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심판이 내린 판단이 정심으로 인정될 경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팀은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할 이득을 보게 되고 공격이 차단된 팀은 아주 좋은 득점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비디오 판독 기회를 남겨둔 팀이 골키퍼를 포함한 모든 필드 플레이어를 페널티박스 안에 넣고 진행하는 코너킥 직후

상대에게 볼이 향했을 때 갖가지 접촉 상황을 두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뒤 진영을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버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한쪽에서 비디오 판독을 원할 때 경기는 그대로 진행하고 VAR 룸에서 판독을 할 경우에도 문제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VAR 룸에서 판독을 하고 있는데 판독을 원한 팀이든 다른 한 팀이든 득점이나 반칙을 통한 징계가 이뤄졌고 판독 결과 심판의 판정이 오심으로 인정될 경우

득점이나 내린 징계는 무효로 해야 하는지, 판독하는 상황과 별개 상황임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때에 따라서는 인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판정이 이뤄지고 나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별 고민 없이 득점은 무효가 되고 징계는 철회되어야 맞지만

축구라는 종목에서 공격과 수비는 10초라는 짧은 시간에도 여러 차례 주고 받을 수 있기에 파울과 독립적인 상황에서 진행한 공격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야구의 경우 상황이 발생한 뒤 30초 혹은 10초 안에 판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축구의 경우에도 시간적 제약 없이 판정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나서

몇 초 혹은 몇 분 안에 판독을 요청해야 비디오 판독을 수용할 수 있게 하여야 하는데

이를 누가 어떤 기준을 두고 시간을 측정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축구에서는 위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많은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져 때마다 시간을 측정하기 어려울 수 있고

심판이 파울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정확한 시점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4가지 상황을 두고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지만 이는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또 아까와 같이 상황에 맞춰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명백히 파울이 아닌 상황임을 알면서도 반사이익을 노리고 경기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

축구라는 종목 특성상 심판 판정이 정심으로 인정될 때 판독을 신청하지 않은 팀이 이전과 같은 상황에서 공격을 진행하기 매우 어렵고

무분별한 판독 요청을 막기 위해 신청을 한 팀에 불이익을 줄 방법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벤치의 의도라는 상관없이 선수들이 판정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자신에게 유리한 판정을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벤치, 기술 지역(테크니컬 에어리어) 위치에서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생각하면

판독 신청으로 번복을 끌어내지 못할 때 불이익을 준다는 것도 다소 문제가 있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또 오프사이드 선언을 다소 늦게 하는 조치로 오프사이드 오심을 최대한 줄이고 노력했는데 이것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어야 하는데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지 않았고 전개된 공격에서 골이 터졌을 때는 VAR을 통해 득점이 아니라고 선언하면 될 일이지만

심판이 미리 오프사이드라고 선언해 경기가 중단되었는데 나중에 느린 화면으로 보았을 때 오프사이드가 아닌 장면, 이번 대회에서도 몇 차례 나왔습니다.

따라서 오프사이드 선언 자체를 VAR 룸에 맡기는 파격적인 방안도 고려해봐야 하고 공격을 모두 진행한 이후마다 판단하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번에 이야기할 주제는 연장 교체 카드 1장 추가입니다.


연장전이 치러지기 전에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는 90분간 10km에 이르는 활동량으로 지칠 때로 지쳤다고 표현하기 딱 좋은 상태입니다.

특출난 선수, 체력적으로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수의 경우에는 연장전 30분을 더 소화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겠지만

선수의 체력을 떠나 감독의 전술적 선택이 제한되지 않게 하기 위한 선택으로도 연장 교체 카드 1명 추가는 모두가 환영하는 조치였습니다.


연장전이 되면 승부차기를 기대하는 팬이 늘어나는 경향도 있지만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다소 지루할 수 있는데

한 명의 선수 교체가 추가되니 감독은 새로운 카드로 상대를 교란하거나 승리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승부차기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감독은 거의 없을 겁니다.

골키퍼의 활약도 키커의 성공도 감독이나 선수가 장담할 수 없고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승부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벤치 헤드셋에 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되었지만 크게 드러나진 않았던 벤치 헤드셋은

여러 차례 카메라에도 잡혔듯 코치 중 한 명이 태블릿 PC와 함께 헤드셋을 끼고

상대 전력에 맞춰 팀에 변화를 주거나 팀의 공격 전개와 선수 교체에 필요한 정보를 얻습니다.


사실 크게 드러날 기회가 적을 정도로 분석관과 기술 지역(테크니컬 에어리어) 스태프와의 소통으로 벤치-벤치 간 소통과정인데

이것이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팬에게 재밌는 경기를 선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VAR로 채운 듯한 월드컵 결산 특집 세 번째 포스트는 여기서 마칩니다.

오는 24일(화) 게재할 월드컵 결산 특집 네 번째 포스트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럼 내일, 최저임금에 관한 네 번째 포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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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 [스포츠 (경쟁과 유희성을 가진 신체운동 경기의 총칭)] - [월드컵]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결산 특집 ② - 숫자로 보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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