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는 지난 28일(수)에 이어 지소미아 종료에 관한 특집 그 세 번째이자 마지막 포스트입니다.
지소미아의 정의, 지소미아 종료를 통해 얻게 되는 것에 대해 차례대로 알아봤다면 우리가 잃게 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할 겁니다.
저는 이미 두세 차례에 걸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신중하게 내렸어야 한다는 입장이라
이번 포스트에서 조금 더 제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공을 들여 많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특집에서도 종종 객관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잘 압니다만
제 공간에서 제 의견을 말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분과 소통하고 싶은 그 마음은 변함없으므로
이번에도 역시 여러 루트를 통해 제게 여러분의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지소미아 종료에 관한 특집 그 마지막 포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일본과의 지소미아(GSOMIA,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은 파기와 같은 즉각적인 조치보다는 유한 성격의 조치였습니다만 그래도 일본과의 관계 변화는 분명히 일어날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입장에서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와 백색 국가 제외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경제 분야에서 협력하지 못하는 나라와 어떻게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할 수 있느냐'는 입장이 기저에 있지만
일본은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여전히 수출 규제 조치 및 백색 국가 제외 조치의 원인은 대한민국에 있다고 말합니다.
지난 무역 전쟁에 관한 특집에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지소미아 종료 특집에 관한 예고 포스트에서 항간에서 주목하는 '사라진 불산'에 관한 의혹을 해명한 자료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이러한 설명에 따라 의혹은 해소되었더라도 한·일 청구권협정을 위반했다고 생각한 데에만 이러한 조치에 근거가 있는지는 솔직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통해 일본과의 관계 악화는 더욱더 진행될 것이라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개별허가를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소재를 수입할 수 있다지만 이전과 다르게 번거로워진 것 역시 사실이며
이러한 핵심 소재 및 완성품 수출 규제 항목을 늘리면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걸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치게 될 겁니다.
일본이 대한민국의 고통을 즐기는 것과 상관없이 또 일본의 몇몇 회사가 대한민국 내 기업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과 별개로
일본은 더욱더 많은 소재를 수출 규제하며 대한민국의 여러 산업에 제동을 걸 것이며
이는 반일 감정을 부추겨 불매 운동이나 일본을 향한 적대적인 시각 확산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일본의 저의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내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일본 기업을 상대로 돈을 벌고 있는 회사가 없는 것도 아니며 많은 재외 동포가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수출 규제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핵심 소재 국산화 및 일본과의 거리 두기가 생각만큼 이뤄지지 않을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일본과의 관계 악화는 사실 과거부터 여러 가지에 의해 있었던 일이라 할지라도 미국과의 관계 악화는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미국 주도하에 이뤄진 협정인 만큼 미국은 대한민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행정부의 불만 표시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오늘(30일)은 해리 해리스 대사가 예정된 대한민국 정부 출연 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최 DMZ 평화 경제 포럼 참석을 취소하고 외부 행사에 집중했습니다.
미국의 이례적인 불만 표시와 대한민국의 이례적인 초치로 한미 동맹의 균열 및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임이 틀림없습니다.
혹자는 '미국에게 모든 것을 허락 맡아야 하는 게 맞냐'는 지적도 합니다만 그것은 사실과 일련의 과정을 무시한 채 자존심만 생각하는 관점에서 나온 감정적인 언사라고 봅니다.
우리도 세계적인 수준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갖춘 나라지만 수많은 서구 열강과 주변국에 비해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땅덩어리 크기만이 아니라 경제력, 국방력 모두 주변국에 비해 작을뿐더러 과거사 문제, 이념적 차이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 열강 중 여러 나라 역시 미국과의 관계를 국익만큼 중요시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사실상 미국과의 관계를 포기한 채 '자강'에 집중한 나라는 없다고 봐야 하며 그러한 시도가 성공한 사례 역시 없습니다.
UN과 같은 국제기관에서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다가도 큰 틀에서 합의를 통해 어떤 나라를 제재하거나 압박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하며
군사적인 조치를 할 때도 긴밀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 세계 그 어떤 나라도 미국과의 거리 두기를 통해 국익을 추구하는 무리수를 감행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지소미아 결정은 낮은 단계에서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이에 동의하고 있는데 단지 이를 통해 한미동맹 약화 혹은 미국이 대한민국을 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단지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그러한 상황까지 초래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습니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 가지 않을 거라는 보장 역시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 하며 이를 두 가지 사안을 통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아시아에서 가장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대한민국 혹은 일본을 통해 북한을 제어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미국을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추격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과정에서 편법 내지 불법이 없었다고 할 수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 어느 나라도 쫓을 수 없을 정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주변국과의 마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견제, 이산화탄소 배출량, 미세 먼지 등 환경 문제와
정치가 발전하지 못해 영향력이 강한 사람이 훗날 잘못된 선택으로 평가될 결정을 한다면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에 빠질 수 있다는 점,
경제성장률 기반이 국가의 확장성 재정이라는 점과 그로부터 고성장을 유지한 중국 경제가 언제까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 등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없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됐든 여전히 서로가 서로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과 그 배경에 '일종의 야망'이 있을 수도 있지만
미국과 일본은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야만 하는 상대로 여기고 있고 우리는 상당 시간 이에 동조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소미아 종료 및 미국의 요구, 지소미아 효력이 사라지는 올해 11월 23일 이전에 종료 결정을 번복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단순히 종료를 언급하고 종료를 결정한 지금보다 더 강한 논조나 보다 직설적인 표현으로 우리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준 나라이고 분명 좋은 나라입니다만 국익을 위해 어떠한 일이라도 벌일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만을 미쳐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우리의 뜻과 다르게 미국에게 좋지 않은 메시지가 전달되었을 수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혹자는 '미국에게 모든 것을 허락 맡아야 하느냐'는 식으로 말하며 '자주', '자강'을 말합니다만 그 말은 이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어쨌든 미국의 국익을 해치려고 했다면 미국은 거침없이 압박하고 행동에 나설 수 있으며 지금까지 그렇게 여러 나라를 굴복시켜왔습니다.
우리 역시 우리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국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우방국인 나라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우방은 미국이며 그다음은 애석하게도 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던 사이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일본과의 관계만 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보 분야의 경우 그럴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일본, 미국과의 관계 개선 악화는 나아가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관계보다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더욱더 공고히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혹자는 '본래' 미국과의 일본 관계가 대한민국과 일본 관계보다 좋았다고 말하기도 하며 일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이 많은 나라에 군을 파병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항구는 물론 가장 많은 군을 파견한 나라지만
우리도 그에 준할 정도로 많은 군사와 시설을 배치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나라와의 합동 군사 훈련만큼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매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미국의 전략 자산이 영해와 영공에 배치되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것과 상관없이 일본과 미국의 관계가 보다 더 돈독해지는 것은 우리에게 좋을까요?
미국이 중간자 역할을 하며 지소미아(GSOMIA, 군사정보호호협정)의 효력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과의 정보 교류를 도와준다면 상관없지만
우리가 지소미아의 역할이 크지 않고 일본으로부터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한 이상
그리고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국익이 훼손되었다고 생각할 경우 중간자 역할이 아닌 우리를 한-미-일 동맹에서 제외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 이어 미국과도 손을 놓고 북한과 국경을 맞댄 상황에서 여러 미사일 도발과 과거 있었던 국지 도발 등 여러 군사적 행동에 홀로 대응해야 하는 등 문제가 생길 겁니다.
이를 두고 정부 공식 입장이 '지소미아와 한·미 동맹은 관계가 없다.', '오히려 미국과의 동맹이 더욱더 좋아질 것이다.'라지만
이는 '미국과 충분한 논의 이후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는 말과 하나 다를 것 없는 하나의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미국이나 여러 나라에 대한민국이 완전히 돌아섰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물론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일본과의 관계 악화 및 미국과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우리가 당장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할 수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만
이전 정부가 이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과정이 미국에게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진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스스로 결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매우 좋은 말입니다. 틀림없이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국익이 최우선이다.', '아무리 긴밀한 협력을 하는 동반자, 동맹도 국익을 앞설 수 없다.'는 말도 맞는 말입니다. 매우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결정할 때 그 어떠한 경우라도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며 우리의 선택이 다른 나라, 파트너를 넘어 얼라이언스(Alliance)의 국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잘못은 쟤가 했다며' 우리의 뜻을 알아달라며 말한 것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타국의 국익 훼손을 자명하게 드러남에도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그 타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게 흐를 수 있다는 걸 애써 부정하며
다른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그것을 넘어 그러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옥죄는 것은 결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특집 모두를 마무리할 때와 같이 모쪼록 일이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글로 빠르게 이동하시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2019/08/28 - [시사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가지 사회적 사건)] - [안보] 지소미아 종료·· 지소미아 종료를 통해 우리가 얻는 이익은? - 지소미아 종료 특집 ②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블로그의 첫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국제] 홍콩 민주화 운동, 왜 일어나고 있는가? - 홍콩 민주화 운동 특집 ① (0) | 2019.10.21 |
---|---|
[방송] Mnet 프로듀스X101 득표수 조작 논란 (0) | 2019.09.23 |
[안보] 지소미아 종료·· 지소미아 종료를 통해 우리가 얻는 이익은? - 지소미아 종료 특집 ② (0) | 2019.08.28 |
[안보] 지소미아 종료·· 지소미아란 정확히 무엇인가? - 지소미아 종료 특집 ① (0) | 2019.08.26 |
[정부] 9월 평양 공동선언부터 3국 정상 회담까지··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 위해선? - 한반도 평화 가능성 특집 ③ (0) | 2019.08.23 |
댓글,
K_____h_Y___
제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이야기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보다 좋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보다 노력하는 블로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