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유치원 3법 처리가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 유치원 3법 특집 ③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정말 오래간만에 1일 2포스트를 쓰게 되는 날입니다.

사실 연내 스포츠 카테고리 총 포스트 수보다 더 많은 글을 그 외 카테고리에 쓰겠다고 공헌했지만

공헌할 때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는데 역시 말이 안 되는 일이었나 봅니다.

그 얘기는 조만간 '할 말 또는 잡담' 카테고리를 통해 이야기하는 걸로 하겠고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유치원 3법 처리가 신중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0.9%, 81%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유치원 3법이 조속히 처리되어야 한다고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3법 처리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역시 알아봐야겠죠?

그럼 본격적으로 유치원 3법 처리가 신중해야 하는 이유와 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유치원 3법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면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사립유치원도 국가 회계 관리 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고

유아 보호자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을 유치원에 지급할 때 이를 지원금이 아닌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것,

비위를 저질러 문을 닫게 된 유치원의 설립자가 이름만 바꿔 유치원을 개원하는 것을 막기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설립자가 원장을 맡지 못하게 하기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유치원은 급식 업무를 유치원 운영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이나 업체에 위탁해 질 낮은 급식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와 같은데 항목별로 신중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국가 회계 관리 시스템 사용 의무화를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반대하는 이유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회계 관리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에 가깝게 감사를 받는다면 지출 내역 하나하나에 간섭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있겠지만

지원금 성격으로 유치원에 들어온 돈을 유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것과 원비 책정에 있어서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사립유치원이기에 비용처리하는 항목이 일반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많을 수 있고 교육과정 차이에서 오는 불가결한 항목도 있을 겁니다.

또 그러한 부분에 지출되는 금액 역시 상당히 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영어 수업을 위해 고용한 교사라든지 음악이나 미술 등 악기를 비롯한 부자재 대여 및 구매를 위한 지출을 특별히 자주 하는 유치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원금 성격으로 유치원으로 들어온 돈, 그중 일부는 학부모가 국가로부터 받는 돈도 있는데 이를 포함해 학부모가 낸 원비는 교육적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적 목적이라는 것이 어떤 영역까지 포함하는지 유치원을 위한 지출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어렵다 보니

당장 그것을 지켜야 하고 비위행위를 저지를 경우 폐원이라는 무거운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설립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이와 같은 법 개정이 반갑진 않을 겁니다.


국가 회계 관리 시스템 사용이 이러한 문제를 무조건적으로 불러온다고 할 수 없겠지만

마치 가정의 가계부를 썼는데 이를 남에게 보여주고 '이건 왜 이렇게 비싼 걸 샀느냐?', '자주 쓰지도 않는 거 뭐하러 샀느냐?'는 지적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을 리 없고 자연스럽게 위축되는 느낌을 받게 되니 반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설 사용료'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오고 있는데 아마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사립유치원 특성상 설립자의 사유재산, 말하자면 토지나 건물 등 시설을 교육 시설에 제공하고 그 안에서 교육 사업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처럼 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사안은 교육부의 영향을 받고 있고 교육이라는 공적 사업에 개인 재산을 쓰고 있고 이 재산에 대해 재산세까지 내고 있으니

이를 감면하거나 이를 위해 수입을 올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게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요구입니다.


이것 역시 지나치게 과장한 면이 있고 분명히 일반적인 경우가 아닙니다.

법적으로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취득세와 재산세 혜택을 받고 있으며

설립자가 자발적으로 유치원에 자신의 재산을 인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수익 보장의 수단으로 인정할 수 없고

자신이 가진 건물에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건물 이용료를 청구하고 받는 행위가 회계에 없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허나 전기와 같은 공공영역에서 제공하는 사적재의 경우에도 전력산업기반기금과는 별개로 정상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전기를 만드는 비용에 일정 비율을 더하듯

설립자 자신의 사적 재산이다 하더라도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교육을 위해서 사용될 때에는 작게나마 수입을 얻을 수 있게끔 해주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 역시 금액을 과하게 책정하는 등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국가가 시설 사용료를 지급하거나 원비로 충당할 수 있게 하거나 그 어떤 경우라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겠습니다.


설립자가 원장을 맡지 못하게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혹자가 말하듯 지금 사립유치원 설립자이자 원장이 둘 중 하나의 직책을 무조건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는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지나친 간섭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셀프 징계라는 어이없는 일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니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게 맞겠죠.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는 일은 되려 급식을 위한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유치원의 수입이 늘어나야 할 명분이 되고 결과적으로 유치원을 보내는 학부모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전과는 달리 많은 돈을 필요로 하지만 금액 산정이 전적으로 누군가에게 쥐어질 수도 있다는 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개정한다고 해도 비위행위를 모두 근절할 수 없을 것이며 특히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곧잘 운영해오던 모범적인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분위기에 매도당하고 있고

비용 처리에 있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익숙지 않다 보니 학부모로부터 받은 원비(사유재산), 국가지원금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나

교원 등 인원 감축으로 '바깥 활동', '운전기사'를 쓸 수 없는 유치원의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적자를 보면서 운영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특히 회계 관련해 사람을 구하거나 이를 맡아줄 사람이나 업체를 구하면서 지금까지 지출하지 않았던 비용을 지출하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사립유치원이 유치원 3법에 반발해 폐원을 할 경우 그 피해는 오롯이 학부모가 감당해야 합니다.

사립유치원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를 퇴근 이후까지 맡아줄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상당수의 사립유치원이 폐원할 경우 많지도 않은 국·공립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지 못하면 아이를 부모님에게 맡기거나 둘 중 하나가 이를 그만둬야 할 것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 특정 지역은 사립유치원이 폐원해 당장 한 유치원이 모든 아이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기도 합니다.

나라가 아무리 보조해주더라도 보낼 유치원이 사라지고 국·공립 유치원이 늘리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결론을 쉽고 빠르게 내리기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부가 조금 더 상황을 파악하고 교육의 질이 보편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며

사립유치원의 생존 경쟁을 불러일으키기보다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선택지가 될 수 있게끔 정책을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 주장하듯 국·공립 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을 보내는 학부모 간 부담 격차를 줄여주는 것은 분명 필요합니다.


유치원 3법과 함께 사립유치원이 공존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지 다음 특집 포스트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유치원 3법 처리가 신중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포스트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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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2 - [시사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가지 사회적 사건)] - [법] 유치원 3법과 함께 사립유치원이 공존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 유치원 3법 특집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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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0 - [시사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가지 사회적 사건)] - [법] 유치원 3법이 필요한 이유는? - 유치원 3법 특집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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