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서는 오늘(12일) 오전 3시(한국시각)에 치러진 4강 2경기, 크로아티아 VS 잉글랜드 경기를 되짚어보겠습니다.
크로아티아는 덴마크와 러시아를 그것도 승부차기 끝에 꺾고 4강에 올라왔습니다.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는 적절하게 대진운이 따랐다고 볼 수도 있지만 러시아의 경우 스페인을 꺾은 팀이었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연이은 연장전 승부에 더해 승부차기라는 끝장 승부를 펼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상당히 지쳐있을 것입니다만
사상 첫 결승 진출로 향하는 관문 앞에서 온몸에 가득 찬 엔도르핀에 취해 모든 힘을 쏟아낼 준비를 마쳤습니다.
잉글랜드는 콜롬비아, 스웨덴을 꺾고 4강에 올랐습니다.
잉글랜드는 16강전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연장, 승부차기 승부를 펼쳤으며 당시 조던 픽포드 골키퍼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첫 승부차기 승리라는 기록과 함께 8강에 올랐고
8강에서 스웨덴을 비교적 쉽게 제압하면서 28년 만에 4강에 올랐으며 이제 52년 만에 결승 진출과 우승에 도전합니다.
한층 젊어진 삼사자 군단이 대기록을 세울 기회를 잡았을까요?
크로아티아는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를 원톱으로 세우고 이반 페리시치, 루카 모드리치, 안테 레비치 선수로 공격 2선을 구성했습니다.
제 예상대로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선수가 선발 출장해 이반 라키티치 선수와 중원을 구성했고
포백으로 이반 스트리니치, 도마고이 비다, 데얀 로브렌, 시메 브르살리코 선수가
골문은 이번 대회 최우수 골키퍼를 다투는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가 지킵니다.
잉글랜드는 늘 그랬듯 해리 케인, 라힘 스털링 선수가 최전방에 서고
중원에 애슐리 영, 제시 린가드, 조던 헨더슨, 델레 알리, 키에런 트리피어 선수가 섭니다.
스리백 역시 늘 같은 해리 매과이어, 존 스톤스, 카일 워커 선수로 채우고
골문은 역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지킵니다.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키에런 트리피어 선수의 멋진 프리킥 득점과 함께 잉글랜드가 앞서나갔습니다.
키에런 트리피어 선수는 직접 슈팅으로 골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서 상대 벽을 넘어 골문에 꽂히는 정확하고 강력한 프리킥을 성공시켰습니다.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지키는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가 막기 어렵게, 벽을 잘 넘어감과 동시에 골대를 통과하는 높이도 좋았습니다.
빠른 시각에 골을 넣은 잉글랜드는 초조할 크로아티아를 막아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예기치 못한 실점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그러다 보니 수비가 헐거워지면서 추가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해리 케인 선수가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제시 린가드 선수가 자유로운 위치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골문을 빗겨나가면서 추가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고
되려 크로아티아에게 위협적인 기회를 내주기 시작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경기 초반 이반 페리시치 선수를 통한 왼쪽 측면 돌파로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이후 돌파보다는 얼리 크로스를 통해 잉글랜드 수비 뒷공간으로 노렸고 꽤 위협적인 크로스가 이어지면서 잉글랜드가 몇 차례 실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공격수에게 향하기 전에 차단되거나 특히 높이 싸움에서 잉글랜드의 중앙 수비수 존 스톤스 선수나 해리 매과이어 선수에게 걸렸습니다.
또 어찌어찌 슈팅을 하게 되어도 골문을 크게 빗겨나가거나 조던 픽포드 선수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전반전에 리드를 빼앗긴 채 경기를 마친 크로아티아는 후반 시작부터 왼쪽 윙 이반 페리시치 선수와 오른쪽 윙 안테 레비치 선수의 위치를 바꿔주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상대 수비수에게 막히자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두 선수의 위치를 바꾸고 두 선수가 보다 중앙으로 움직여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 전략은 서서히 통했고 잉글랜드는 보다 라인을 내리면서 수비에 집중했지만 막기에는 버거운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바꾼 두 윙어의 드리블 혹은 중앙 쇄도가 이어지면서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었고 점차 크로아티아의 분위기가 되어갔습니다.
후반 23분 시메 브르살리코 선수가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차넣었고 이를 헤딩 클리어링하려는 카일 워커 선수 머리 위로 이반 페리시치 선수가 발을 밀어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카일 워커 선수가 머리로 클리어링을 해야만 하는 높이가 아니었고 이반 페리시치 선수가 발을 든 상태로 머리 위에서 기다리는 모양새였기에 파울이 선언될 리 없었고
이반 페리시치 발 바깥쪽에 맞은 볼은 조던 픽포드 선수를 지나 골네트를 흔들어 승부의 균형이 맞춰졌습니다.
이반 페리시치 선수는 이 득점 이후 확실히 살아나 본래 자신의 위치인 왼쪽에서 활개 쳤고 얼마 되지 않아 역전 골까지 터뜨릴 뻔했습니다.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볼을 잡은 이반 페리시치 선수는 가볍게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먼 포스트를 향해 슈팅을 날렸는데 이것이 골대를 맞고 나왔습니다.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안테 레비치 선수에게 걸리며 득점 기회가 이어졌지만 어이없게도 조던 픽포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습니다.
이른 시각에 골을 터뜨렸던 잉글랜드는 후반 들어 크로아티아에게 끌려다녔고 앞서는 속도 싸움을 걸 기회도 없었습니다.
몇 번의 역습 찬스에서는 아쉬운 볼 터치가 이어졌고 공중볼 싸움에서 도마고이 비다 선수와 데얀 로브렌 선수에게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체 투입된 마커스 래시포드 선수가 왼쪽 측면에서 자신의 속도를 살려 측면 돌파에 성공했지만 중앙으로 볼이 정확히 연결되지 않았고
해리 케인 선수가 하프라인 근처까지 내려오면서 공격 빌드업에 힘을 실었지만 이 역시 해법은 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 잉글랜드는 16강에 이어 두 번째 연장전이며 크로아티아는 이번 경기까지 모든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에서 연장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정규 시간 90분까지 단 한 장의 교체카드도 사용하지 않은 크로아티아는 지친 수비수, 이반 스트리니치 선수를 빼고 요십 피바리치 선수를 투입했고
정규 시간 동안 2장의 교체 카드를 쓴 잉글랜드는 연장 전반 중반쯤에 조던 헨더슨 선수를 빼고 에릭 다이어 선수를 투입했습니다.
교체 투입된 에릭 다이어 선수는 경기장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좋은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수비수의 발끝에 걸리며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습니다.
크로아티아 공격수 중 가장 체력적으로 남아있는 듯 보였고 힘있게 상대를 압박했지만 결정력에서 매우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자칫 크로아티아가 90분 정규 시간 내에 패했다면 가장 큰 패인이라고 꼽혔을 안테 레비치 선수가 빠지고 크라마리치 선수를 투입한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 선수를 조금 내리면서 새로운 공격진을 구성함과 동시에 공격 빌드업 과정에서 새로운 활로가 생겼습니다.
지칠 때로 지친 양 팀은 연장 후반에 들어서 템포가 떨어지고 잦은 미스가 나왔습니다.
그러던 연장 후반 4분, 후반전에도 몇 차례 클리어링 미스가 있었던 카일 워커 선수의 클리어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를 키에런 트리피어 선수와의 볼 경합에서 승리한 이반 페리시치 선수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넣어줬습니다.
클리어링을 잘못했던 카일 워커 선수의 뒤쪽으로 흐른 볼은 존 스톤스 선수에게 향했는데 존 스톤스 선수는 공을 적극적으로 처리하지 않았고
이를 틈 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달려들어 바로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 골을 터뜨렸습니다.
잉글랜드의 안일한 수비와 연장 전반 이미 지칠 때로 지쳐있는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의 젖먹던 힘까지 짜낸 쇄도로 만들어진 이 골은
결국 결승 골이 되었고 이렇게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업적으로 이어졌습니다.
Goal of the Match
이 경기의 골을 선정하는 데 있어 매우 고민이 많았습니다.
키에런 트리피어 선수의 골은 비록 승리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Goal of the Match의 단골 손님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킥 득점이었고
이반 페리시치 선수의 재치있는 득점도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의 역전 골도 다시 볼만한 가치가 있고 의미가 매우 큰 득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1개의 멋진 골만 선정해야 하기에 긴 고민 끝에 결국 한 골을 가려냈습니다.
이 경기의 골은 이반 페리시치의 재치있는 아웃프런트 득점, 크로아티아가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골이자 이반 페리시치 선수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골입니다.
시메 브르살리코 선수의 크로스가 크로아티아의 포스트 플레이, 제공권 싸움을 할 수 있는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를 봤다고 보기에는 높이도 높고 길이도 있었고
이반 페리시치 선수가 크로스가 날아올 때 서 있던 위치는 공 궤적과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카일 워커 선수는 '키에런 트리피어 선수도 뒤에 있겠다' 자신의 위치로 날아오는 볼을 여유 있게 머리로 클리어링 하려고 했지만
이반 페리시치 선수의 집념은 카일 워커 선수의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고 집념의 발에선 잉글랜드를 리드를 무너뜨릴 동점 골이 터졌습니다.
득점 이전까지 이반 페리시치 선수는 지난 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까지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안테 레비치 선수와 함께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를 충분히 도와주지 못했고 잉글랜드의 좋은 수비에 고전했지만 이 득점 이후 종횡무진 잉글랜드 진영을 누볐습니다.
결국 결승 골이었던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의 골까지 도운 이반 페리시치 선수는
이 경기 최우수 선수(MOM, Man of the Match)에도 선정되면서 크로아티아 결승행의 1등 공신이 되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모든 크로아티아 선수는 정말 '최선'이 무엇인지를 보여줬고 그 결과 이변을 만들어냈습니다.
전력상 우위로 점쳐진 잉글랜드를 꺾으며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뤄낸 크로아티아는 이제 프랑스를 상대합니다.
프랑스 역시 크로아티아보다 전력 우위에 있으며 체력적으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유가 있습니다.
크로아티아가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과 함께 또 한 번 기적을 쓸 수 있을까요?
결승전은 오는 16일(월) 자정에 치러집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무너진 자존심 회복과 이름값을 위해 1차적으로 결승 진출이 필요했고 전반 5분 만에 1차 목표에 가까워졌지만 결국 경기를 내줬습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가 4강전 전반전을 앞섰지만 역전을 허용해 결승에 오르지 못한 데 이어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로 4강전에서 전반전을 앞선 채로 마친 팀이 결승에 오르지 못한 팀이 된 잉글랜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높이를 가졌고 좋은 프리키커를 여럿 보유하고 있으며 젊은 패기로 상대를 꺾어왔지만 결승에 오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도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바로 벨기에와의 3·4위전, 연장 승부 이후 3일이 채 안 되는 시간 이후 다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체력적으로 매우 부담스럽겠지만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4위를 넘어서는 성적을 거둔다면 결승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은 달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명승부를 펼친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 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내며 각자 남은 한 경기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이제 단 두 경기, 3·4위전과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남은 두 경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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