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줄리엔 강은 김동현을 이길 수 있을까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는 방송인 겸 모델 줄리엔 강 씨와 종합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김동현 씨에 관한 포스트입니다.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작성되는 스포츠 칼럼은 지난달 22일(월), 줄리엔 강 씨의 유튜브 채널인 '엔강체험'에서 게재된 영상에서 나온 한 마디를 가지고 진행합니다.

저답지 않게 다소 어그로성 포스트를 작성하게 된 점은 송구스럽습니다만 언젠가는 이와 같은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비교에 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방송인 겸 모델 줄리엔 강 씨와 종합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김동현 씨에게 결례가 될 것을 심히 우려하면서도 칼럼으로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제 의견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농담이 어느 정도 깔려있던' 한 마디를 갖고 진지하게 군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반응하는 여론을 보고 그냥 넘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편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스포츠 전반에 만연하게 깔린 주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것 같다고 생각해 작성하는 만큼 조금 더 깊이 있게 접근해볼 테니 끝까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표현이 적절하진 모르겠지만 일련의 사건은 줄리엔 강 씨의 유튜브 채널인 '엔강체험'에 게재된 팬 Q&A 영상에서 '김동현과 경기를 치러 이길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줄리엔 강 씨가 김동현 선수의 프로페셔널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3개월 정도 훈련하면 입식 타격으로 이길 수 있다.'는 답변에서 시작합니다.

 

워낙 알려진 방송인 겸 모델이고 검색 등을 통해 포스트를 읽고 계신 분이라면 모르시는 분이 거의 없겠지만 줄리엔 강 씨에 관해 짧게 설명하자면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나다 출신의 혼혈로 대한민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겸 모델입니다.

형인 데니스 강은 PRIDE(프라이드), UFC에서 활동한 파이터로 알려져 있죠. 그리고 많은 분이 아시는 대로 줄리엔 강 씨 역시 오랜 기간 무에타이를 비롯해 격투기에 기본이 되는 무술을 수련했습니다.

 

 

줄리엔 강 씨는 적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출연한 방송 중 일부는 그의 신체적 능력에 주목하기 바빴습니다.

그것이 주제가 되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에서도 줄리엔 강 씨의 우월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신체적 능력에 주목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줄리엔 강 씨의 신체적 능력을 높이 사는 사람도 생겨났고 이와 같은, 프로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격투기 선수와의 대결을 재미 삼아 전망해보는 사람도 생겨난 것이죠.

이는 스포츠를 긍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고 진행될지의 여부 그리고 결과와 무관하게 때로는 격렬한 토론이 가능한 주제죠.

지극히 단순하게 신체 능력이 돋보이는 연예인 간의 싸움 대결, 현역이 아닌 혹은 실존하지 않는 인물을 두고도 이러한 토론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럴 때마다 어느 한 쪽으로 결론이 나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붙어봐야 안다는 식으로 결론내리는 경우도 많죠.

그러나 거의 대부분 우리가 그것을 실제로 보긴 어렵습니다. 흔히 전성기라 말하는 시기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있고 그들이 너무 늙었거나 실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은 다릅니다. 두 대상 모두 나이는 조금 들었지만 스태미나 측면에서 문제가 없으며 적지 않은 시간을 운동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미 김동현 씨의 입장도 나온 만큼 스파링이나 경기는 아닐지라도 두 대상 간의 신체 능력을 겨루는 일은 조만간 보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동안 줄리엔 강 씨의 팬 Q&A 영상이나 김동현 씨의 답변 영상에 게재된 댓글을 보면

스파링이라도 해야 한다는 의견, 프로 선수였던 걸 확실하게 증명해야(증명 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에 관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이고 아마도 모든 스포츠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종합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김동현 씨를 '김동현 선수'라고 지칭하지 않은 것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김동현 씨의 커리어를 높게 평가하고 포스트의 제목, 대표 이미지에 적힌 문구 모두 설의법의 성격으로 '줄리엔 강은 김동현을 이길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단지 김동현 씨가 김동현 선수로 불리기엔 4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실전이 없었다는 점, 2019년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잠정적으로 은퇴했음을 언급한 만큼

선수라기보단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해 '김동현 선수'가 아닌 '김동현 씨'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뛰어난 유도선수를 배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용인대학교에서 유도를 했던, 유도 베이스의 파이터입니다.

미국에도 많은 레슬러 출신의 파이터와 마찬가지로 그라운드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파이터였죠.

그는 UFC 입성 이전 일본 격투기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강력한 타격에도 강점이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UFC 진출 이후 이러한 경기는 많지 않았지만 그의 별명은 이러한 활약에서 얻은 것이죠.

 

UFC에 관한 소식을 매주 전해드리려 노력하는 입장에서 더하자면 UFC 웰터급에서 활약했던 선수와 활약하고 있는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도 있고 패배한 적도 있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입식 타격에서 매우 좋은 커리어를 만들었지만 종합격투기에서 처참하게 실패한 파이터와는 다른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후진 양성에 힘쓰면서 동시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지금도 뛰어난 신체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줄리엔 강 씨와 같이 190cm를 넘는 키를 갖고 있진 않지만 185cm의 키, 체중 역시 90kg 중반으로 작지 않은 체격에 수십 년에 걸쳐 유도, 복싱을 수련했죠.

국내 무대에 한해 입식 타격의 최강자로 알려진, 체급이 높은 선수를 상대로 선전하는가 하면

선수 경력에도 리치 측면에서 열세로 평가할 수 있는 선수를 상대로도 근접 타격에서 우위를 점한 적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줄리엔 강 씨의 예상대로 비교적 큰 키와 리치, 1체급 이상의 체중 차이로 프로와 아마추어 간의 형용할 수 없는 격차를 좁히긴 어려워 보입니다.

 

 

입식 타격이라면 줄리엔 강 씨의 우세를 점하는 게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평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줄리엔 강 씨의 타격 정확도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줄리엔 강 씨의 파워와 오랜 기간 타격 무술을 연마한 만큼 쉽게 밀린다고 보긴 어려울지라도 줄리엔 강 씨와 이대훈 선수 간의 태권도 겨루기를 보더라도

입식 타격에 맞는 기본기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곤 하나 간결한 동작보단 힘이 우선되는 동작이 많았고 이는 같은 예능, 다른 종목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도 '메다꽂을 수 있었다면', '조금 더 정확하게 때릴 수 있었다면' 등의 반응과 '발 펜싱과 다름없는 무술', '차고 쓰러진 상황에서 공격할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이 있던데

거꾸로 '태권도 호구가 없었다면', '각종 보호 장구가 없었다면', '눈치 볼 필요 없이 내려 차기를 더 강하게 할 수 있었다면' 지금 적지 않은 사람이 원하는 프로 선수임을 확실히 증명할 수 있었을 겁니다.

오히려 태권도 룰을 해치지 않고 입식 타격에 가까운 조건에서 프로페셔널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일반인 간의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줄리엔 강 씨가 말한 것에서 알 수 없지만 킥복싱 룰 역시 단체마다 클린치 싸움이나 팔꿈치 사용을 허락하는 단체가 있고 그렇지 않은 단체가 있습니다.

김동현 씨가 답변 영상에서 말한 대로 보호 장구의 사용 유무도 스파링을 빙자한 사실상의 대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김동현 씨가 '제가 도전하겠다.'라는 말과 함께 붙인 말은 프로 선수와 격차가 적은 일반인으로 지칭되는 대상에게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며

앞서 말한 요소와 별개로 3개월 훈련을 한다고 해서 승리할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 것이고 혹자의 말대로 3년 이상 트레이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도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줄리엔 강 씨와 김동현 씨의 스파링 혹은 경기를 기대하는 의견을 살펴보다 '종합격투기 선수는 입식 타격에서 실패한 사람이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입식 타격의 대표 종목인 복싱은 투기 종목 중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수십 년에 걸쳐 투기 종목 중 가장 많은 인기와 엄청난 부를 누릴 수 있었으며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습니다.

종합격투기 선수로 오랜 기간 활약한 선수 중 일부는 복싱으로 격투기에 입문해 종합격투기로 전향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합격투기 선수는 입식 타격에서 실패한 사람이다.'라는 의견은 맞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입식 타격을 거쳐 종합격투기 무대에 진출하는 게 아니죠.

위에서 말한 '종합격투기 선수는 입식 타격에서 실패한 사람이다.'의 명제가 입식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파이터가 종합격투기 선수를 상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승리할 수 있다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복싱이나 킥복싱 베이스의 파이터가 한 시대를 풍미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선수도 많죠.

PRIDE(프라이드)에서 활약했던 줄리엔 강 씨의 형인 데니스 강 선수 역시 클린치, 조르기 이상의 그래플링 기술이 필요한 UFC에서 한계를 경험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조기 축구나 동호회에서 수년 동안 활약했다고 해서 K3리그나 K4리그에 뛰는 선수와 비교하는 건 말이 되지 않고

농구 역시 농구를 즐겼던, 즐기고 있는 일반인과 농구선수로서 십수 년 활약했던 프로 선수와 비교하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 즐길 만큼 즐긴 사람과 그것만 알고 유년 시절부터 청소년 시기를 지내고 생계를 책임진 사람이 같은 수준에 있다는 게 말이 될 리가 없죠.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다듬고 발전시킨 사람이 적지 않게 알려진 흔히 말하는 선수입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 혹은 한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이 필요 없고 그들은 나이, 체격, 체급을 뛰어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여줍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이러한 주제가 불편하거나 지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를 조금 더 좋게 소비할 수 있는 하나의 주제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비슷한 레벨의 다른 투기 종목의 선수들이 종합격투기에 유입되고 있고 그 사이에서 어떤 무술이 좋은 무술인가 논하는 것도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프로페셔널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면 그것을 보고 열광하는 사람에겐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엄연한 스포츠를 '막싸움'으로 치부하거나 '룰 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건전한 논쟁이라 볼 수 없습니다.

가장 힘이 센 것과 투기 종목을 잘하는 걸 동일시 하는 현상 역시 지양되어야 하는 논쟁 중 하나입니다.

 

World's Strongest Man이나 팔씨름 역시 누군가 즐기는 하나의 스포츠이고 그들은 순간마다 힘을 키우고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방법으로 신체를 단련합니다.

이들이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일반인이라면 할 수 없는 그리고 하지 않아도 되는 운동량을 소화하며 식단도 조절합니다.

모두가 그들을 존경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하루하루 흘리는 땀과 쏟는 노력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애써 즐기기 어렵게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조금 더 슬기롭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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