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는 어제(26일) 있었던 팀 K리그와 유벤투스 간의 친선경기에 관한 포스트입니다.
사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 간의 경기를 리뷰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기고 넘길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지금도 분노 섞인 후기와 격렬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을 정도로 흘러갔고 결국 모든 사람 마음에 깊은 상처만 남았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저 역시 아쉬운 마음이 컸고 조금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막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일찍 잠자리에 들곤 합니다.
어제(26일) 나름 바쁘게 시간을 보냈고 그제(25일)뿐만 아니라 이번 주 피로가 누적된 터라 도저히 일과 외의 일을 하기 어려웠던 점과
습하고 더운 날씨에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어 생각은 있었지만 공항으로 향하지 않았고
축구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접한 공항 상황을 볼 때 '안 가길 잘했다.', '팬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입국 예정 시각으로 알려진 시각에 다다라서야 유벤투스 선수단이 중국 난징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와 조금 늦어지겠구나 싶었으며
선수단이 탑승한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내렸다는 이야기가 있고 나서 한참 뒤에야 선수들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입국 과정이 특별하게 짧을 수도 없고 모든 과정에서 적당한 경호가 이뤄졌어야 하기에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예정된 행사가 있었던 만큼 경기 시각에 맞춰 경기가 치러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그때부터 들었습니다.
선수단은 바삐 공항을 빠져나가기 위해 팬을 양쪽에 둔 통로를 빠르게 지나쳤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경우 밀착 경호까지 이뤄지면서 사실상 그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었습니다. 수 시간 기다린 팬과의 호흡은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버스에 탑승한 이후 선수단을 기다리는 팬은 많아졌지만 레오나르도 보누치, 지안루이지 부폰 선수와 같이 몇몇 선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을 제외하고는 팬과 아주 짧은 호흡조차 없었습니다.
이후 선수단은 호텔로 향했는데 호텔 도착 시각, 팬 사인회 시작 시각 역시 계획보다 매우 늦어졌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유벤투스의 관계자가 말해준 이야기와 주최사인 더 페스타(The Fasta) 대표인 로빈 장 씨가 말한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해야겠습니다.
늦은 시각에 도착한 선수단은 예정되어있는 행사를 소화해야 했습니다.
경기 전 식사를 해야 했기에 조금 더 행사는 지연되었으나 지연된 데 이어 첫 번째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팬 사인회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지요.
주최사인 더 페스타(The Fasta) 대표인 로빈 장 씨가 직접 밝힌 이유는 '경기를 위한 컨디션 조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는 3시간여 남은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팬과의 소통이자 유일한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입니다.
팬 사인회는 예정된 것보다 짧게 진행되었고 선수단은 경기장으로 향했지만 여기서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합니다.
금요일 저녁,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가장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도시의 퇴근길에 유벤투스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가 갇히고 맙니다.
경기 시각이 30분 남은 시점까지 경기장에 도착하지 않아 사실상 지연이 불가피해지면서
유벤투스 방한이 확정된 이후부터 그날, 그 순간을 기다린 팬은 습하고 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린 곳에서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경기 시작 시각이 지난 뒤 경기장에 도착한 유벤투스 선수단은 빠르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웜업을 위한 준비와 선수단이 옷을 갈아입는 시간 모두 중계진이 설명한 그대로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들은 웜업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준비했고 선발 라인업이 발표되었습니다.
'사실상' 이번 친선경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소 45분 출전이 예상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는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불과 이틀 전 중국에서 인테르와의 경기에서 풀타임 경기를 소화했기에 후반 교체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었죠.
경기가 시작되고 유벤투스 선수들은 힘차게 그라운드를 달리며 기다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줬습니다.
비록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고 유벤투스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친선경기지만 보는 맛이 있는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중간중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모습을 비추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여 명의 관중은 환호했고
저와 같이 '집관'하는 수많은 팬 역시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낼 슈퍼스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크고 작은 환호를 보내셨을 겁니다.
팀 K리그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재미를 더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보고 싶은 수많은 팬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가 필요했습니다.
후반전이 시작되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고 아마 이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던 분도 많으셨을 겁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스타킹을 자르는 모습도 나왔지만 여전히 벤치에 앉아만 있었고 후반 15분에 맞춰 투입을 준비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축구를 많이 본 사람은 아마 알았을 겁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출전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말이죠.
그리고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자 이번 유벤투스 방한에서 일어난 세 번째 문제라는 것을 말이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않았지만 경기를 보는 재미는 충분히 있었습니다.
2 - 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던 팀 K리그는 후반전에도 골을 터뜨리며 3 - 1로 앞서나갔습니다.
단순히 골 이외에도 좋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멋진 공격을 보여준 팀 K리그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 수 있었죠.
유벤투스 역시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선수나 마타이스 데 리흐트, 엠레 잔, 피랄렘 피야니치, 마리오 만주키치, 지안루이지 부폰 선수 등 길고 짧은 시간을 뛴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모두 일어난 사실만을 다뤘습니다. 객관적이지 못한 내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 가지 문제를 두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벤투스는 이번 일정에 대해 자의적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전혀 프로페셔널하지 못했습니다.
하루 안에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고 확신했고 '추가금'을 요구하며 행사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직접 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최사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비행기 연착 가능성과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음에도 말이죠.
유벤투스는 원하는 숙박 시설에서 머무르길 원했고 그렇게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로 인해 경기장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못한 듯합니다.
경찰 등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치안이 불안정한 것도 아니며
하루에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자부한 팀이 뒤늦게 안전과 빠른 이동을 위해 경찰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이야기하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과거 대한민국을 찾은 유럽 클럽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력을 동원한 적이 있는지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만
금요일 저녁, 퇴근길이 맞물린 시간에 서울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어제(26일) 겪은 교통체증을 생각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는 입국 시점부터 많은 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습니다.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지만 적어도 수 시간 기다린 팬의 사정을 알고 있었을 텐데
층계를 포함해 버스로 향하는 동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표정이 밝았던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팬 사인회에도 나서지 않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는 축구화를 신고 있었지만 그라운드를 단 한 차례도 밟지 않았습니다.
라커룸에서 나와 벤치로 향한 뒤 벤치에 있다가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행동만 반복했을 뿐이며
경기 중후반 이후 야유와 함께 '메시' 연호를 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행동과 불쾌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뿐이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개인의 팬이자 유로 우승 및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순간을 매우 기뻐했던 한 사람이며
수년간 호날두 선수의 활약을 멀지만 거의 같은 순간에 함께 한 사람으로서 더더욱 이러한 모습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12년 전과 다른 것과 무관하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는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공식 팬 사인회 행사에서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작년과 올해에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진행된 방송이나 행사에서도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조금은 지루해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곤 하지만
매사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며 승리욕이 워낙 강해 지나치리만큼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팬과 헤이터를 함께 모은 선수기 때문에 기대가 컸습니다.
당초 이번 방한 자체가 호날두 선수의 강한 의지에 따라 성사되었다는 이야기와 출전이 보장되어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만큼 선수 자신이 이를 안다면
굳이 경기장에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는 차림과 함께 한 쪽 귀에 귀걸이를 한 상태로 벤치에만 앉아있을까 싶었던 게 사실입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는 순간에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기다리고 지지하는 팬은
주최사가 일을 잘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하거나 사전에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는데 환불이 두려워 주최사가 이를 숨겼다는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유벤투스 혹은 선수 본인이 경기장으로 향하는 사이에 만날 수 있었던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며
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러한 해명의 기회가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어쩌면 기대와 다르게 주최사인 더 페스타(The Fasta) 대표인 로빈 장 씨의 해명과 사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사과에도
이번 행사의 참혹한 실태에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책임이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유벤투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대한민국을 무시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장을 찾은 6만여 명의 관중은 물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기다렸습니다.
12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라운드 여기저기를 누비면서 동료를 돕고 직접 골네트를 출렁인 뒤 그때는 없었던 자신만의 셀러브레이션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예 그라운드에 발을 디디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곧장 공항으로 향해 이탈리아 토리노로 날아간 유벤투스 선수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제외하고 많은 선수가 그라운드를 누볐고 월드클래스 선수다운 품격을 보여준 선수도 있었지만
유벤투스는 경기를 치른다는 명목으로 받은 대전료만 얻었을 뿐, 잃은 것이 더 많았을 겁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아직 그 어떠한 이야기도 없는 것으로 보아 그들이 생각하기론 잃은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FC 바르셀로나 방한 때와 함께 이번 유벤투스의 방한은 앞으로 이러한 스포츠 이벤트를 기획하는 데 어려움을 줄 것이며 아마 이러한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혹자는 대한민국 일부 네티즌의 극렬한 행동 이를테면 경기장에서 직접적인 야유를 하거나 특정 선수의 SNS를 테러하는 행위가 이유가 될 거라고 말하지만
명백히 어제(26일) 있었던 일의 모든 피해는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팬과 경기를 기다린 팬이며
모든 책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비롯한 유벤투스, 주최사인 더 페스타(The Fasta) 그리고 경기가 진행되는 데 있어 조금 더 명확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했던 연맹에 있습니다.
발생한 문제에 따라 책임 소재와 지분은 다르겠지만 분명한 건 이번 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관중과 팬 사인회에 참석한 분에게는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 역시 기대만큼 실망이 컸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이전과 같은 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입국장을 찾은 분, 행사를 기다렸던 분, 경기장을 찾은 분 모두가 더 큰 상실감에 빠지셨으리라 생각해 안타깝습니다.
유벤투스의 변명이든 해명이든 사과든 조속히 이번 사건에 관한 입장이 나왔으면 합니다만 신경이나 쓰고 있을지 모르겠군요.
만약 그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때 다시 한번 이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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