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근 6개월 만에 시사 카테고리 OTOH 포스트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야기해볼 주제는 지난달 18일, 서울시를 포함한 전국에서 일제히 진행된 택시 업계 파업을 불러온 '카카오 카풀 앱'입니다.
정확한 앱 이름은 '카카오 T 카풀'로 자가용을 이용해 카풀을 할 수 있고 또 그들의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입니다.
올 2월,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차량 공유 스타트업 회사인 '럭시'를 인수하면서
카카오 택시, 대리, 주차 등과 함께 운송 수단에 관련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조짐을 보였고
지난달 16일, '카카오 T 카풀' 앱을 내놓음과 동시에 카풀을 할 '크루' 모집에 나섰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2,200만이 넘는 자가용 중 일부라도 카풀 서비스에 나설 경우
전국적으로 20만대 조금 넘는 택시 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공유 경제의 대표 모델로 보는 긍정적인 시각과
택시 업계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에 맞춰 실시한 여론조사를 찾아보았는데요.
한 번 같이 보시겠습니다.
이 조사는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시행한 조사이며 조사 기간은 지난달 19일(금), 500명의 응답(6,895명 접촉, 응답률 7.3%), 95% 신뢰수준에 ±4.4%p의 표본오차가 있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응답자 전체의 56%로 가장 많았고 반대가 28.7%, 찬성 의견의 절반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모름 혹은 무응답은 전체의 15.3%로 적지 않지만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응답자의 거주 지역, 연령, 이념 성향, 지지 정당 상관없이 찬성 여론이 우세했으며 경기, 인천 지역과 3~40대, 사무직에서 찬성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지역, 연령, 이념 성향, 지지 정당별 자세한 통계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인천 지역에서 찬성 60.2%, 반대 27.9%, 광주·전라 지역에서 찬성 58.7%, 반대 24.1%, 대전·충청·세종 지역에서 찬성 56.6%, 반대 22.8%로 나타났고
서울 지역에서 찬성 56.2%, 반대 32.4%,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찬성 52.2%, 반대 31.5%, 대구·경북 지역에서 찬성 48.2%, 반대 28.7%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에 비해 높으며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찬성 비율을 밑돌지만 반대 의견은 전체와 같은 것이 눈에 띄고
인구도 많고 택시도 많아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찬성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찬성 비율보다 높은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경우 찬성 68.6%, 반대 23.2%, 40대의 경우 찬성 66%, 반대 23.9%, 20대의 경우 찬성 53.5%, 반대 27.7%,
50대의 경우 찬성 48.5%, 반대 35%, 60대 이상의 경우 찬성 47.5%, 반대 31.7%로 전체적으로 찬성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젊은 층에서 압도적인 찬성 비율을 보이는 가운데 60대 이상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찬성 비율이 나타났습니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층에서 찬성 64.3%, 반대 22.8%, 진보층에서 찬성 59.2%, 반대 23.1%, 보수층에서 찬성 50.2%, 반대 38.2%로 모두 과반이 넘는 찬성 비율이 나타났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찬성 63.1%, 반대 22.6%, 정의당 지지층에서 찬성 59.8%, 반대 22.5%,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찬성 53.6%, 반대 29.5%,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찬성 49.8%, 반대 37.6%로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다수가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 도입에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높았습니다.
간략하게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 도입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알아봤으니
공유 경제로 바라보는 시각과 택시 업계 생존권 위협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의 주된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점은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비교적 어려움 없이 출퇴근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서울만 놓고 보더라도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어떤 시간대에도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택시 정류장이나 인구 밀집 지역의 경우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볼 수 있지만 보통 택시를 직접 잡아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 택시 잡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수고를 덜기 위해선 콜을 불러 추가 요금을 지불하거나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또 다른 수고를 해야 합니다.
역시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하지만 매일 내가 원하는 시각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면 나쁠 게 없겠죠.
또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로 대량생산체제의 소유 개념과 대비되는' 공유 경제의 대표 모델로 가치가 매우 높은 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공유 경제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면 한정된 자원을 절약해서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그렇지 않을 때와 비교할 때 환경 문제를 비롯한 여러 사회 문제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 택시를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택시 기사님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승차 거부, 요금을 많이 받기 위한 꼼수, 각종 할증으로 시간대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은
독과점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데 있어 겪을 수 있는 불편한 점이자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의 모든 면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먼저 업계의 생존권을 최소한으로 보장하기 위해 법적 근거가 있고 그에 따라 출퇴근 시간만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합니다.
법적으로 몇 시부터 몇 시까지를 출퇴근 시간이라고 명시하지 않고 있고
업종, 근무 형태에 따라서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을 수도 있으며 특정 시간대를 정하기도 쉽지 않아 택시 업계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물론 크루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카풀 횟수를 정해놓는 대안이 있지만 크루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또 택시 업계에서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기사와 승객의 시비가 발생할 수 있을 때나 사고 발생, 범죄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 T 카풀 크루가 되기 위해선 자동차 등록증, 보험 증명서, 프로필 사진 등 여러 개인 정보를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성을 줄일 수 있고
택시 기사님과 마찬가지로 소득 활동을 하려는 분께서 모두 나쁜 마음을 먹고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으로 매도할 순 없지만
회사 택시 혹은 개인택시로 택시 업계에 뛰어든 분들과 달리 간단하고 진입 장벽 자체가 낮아 절대다수가 업계에 뛰어들게 되므로
아주 낮은 확률이겠지만 분명 그러한 위험이 이전보다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크루가 되는 데 조건이 필요하고 그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횟수가 제한되면 사실 택시 기사님들처럼 하루 종일 그 일을 하지 않을 겁니다.
이 주제를 두고 시민의 편익 증진이라고 말하는 분들은 아마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이러한 경쟁은 당연히 있을 수 있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실 겁니다.
반대로 택시 업계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말하는 분들은 아마 크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손님도 줄게 되고 지금보다 더욱더 힘들어질 거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양쪽 모두 주장에 일리가 있고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 확실하지만 이를 못 하게 막을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카카오는 카카오 택시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왔고 이는 택시 업계와 택시 기사님들의 소득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택시를 그렇게 많이 이용하지 않는 저도 대부분의 기사님이 카카오 택시로부터 손님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습니다.
업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기업의 진출을 마다하지 않았다가 지금과 같이 업계와 경쟁 구도가 될 사업 수단이 들어오니 반대하는 것이 그렇게 옳은 일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또 택시 요금이 내년부터 20% 이상 오르는 데 이는 택시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거나 출퇴근이 아니더라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기사님들이 택시 요금을 더 많이 받는 것과 별개로 사납금은 택시 요금이 동결된 시기에도 올랐고 근무 시간 역시 회사마다 인정하는 시간이 다르다는 점은 알고 있으나
이는 회사와 기사, 사용자와 노동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며 이에 부적절한 처사, 노동법에 근거해 위법성이 있다면 이는 적극적으로 행정부와 입법부에 시정을 위한 조치를 요구해야 합니다.
소비자를 볼모로 잡고 파업을 한다든지 그렇게 입게 될 손해를 상쇄하기 위한 요금 인상 요구나 친절하지 못한 대응, 경쟁 구도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부당한 요구는 지나칩니다.
일례로 불과 몇 년 전 '우버'는 한국에 상륙하려고 시도했었습니다.
갖가지 문제와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우버'는 세계 각국 여행지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며 나라별로 이와 유사한 앱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이 '우버'가 자리 잡지 못한 것은 다름 아닌 업계의 반발과 영업용 번호판이 없으면 운행할 수 없다는 다소 시대착오적인 법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법을 무시하면서 영업하면 안 되고 법이란 것은 나라의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일방적으로 '시대착오적인 법'이라고 치부하기 어렵지만
오로지 업계의 생존권만을 보장하기 위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제한할 수 있는 법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버'뿐 아니라 2016년부터 카카오 카풀 앱과 같은 유사한 애플리케이션과 스타트업 기업의 노력은 존재해왔습니다.
물론 앱의 출시, 각 회사의 노력보다 이번처럼 카카오가 뛰어든 것은 다르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가 시장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택시를 붙잡아 타는 것 혹은 전화로 부르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는 것이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나아야 하겠죠.
택시 업계와 택시 기사님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이 단순한 오해와 누명이 아닐 겁니다.
아무것도 아닌 제가 이 문제를 결론 지을 수 없고 또 누구든 이를 결론 짓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오가는 시장에서 시장의 원리가 있고 규칙이 있는 법,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돈이 돈을 몰고 오는 시장을 만드는 것은 견제해야겠지만
건강한 경제 구조와 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공정한 경쟁이 있어야 하고 한쪽 말만 듣는 일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전국에 계신 20만이 넘는 택시 기사님들이 오늘도 안전 운전을 통해 많은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시기 바라고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어려운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면서
카카오 T 카풀 크루로 승인을 받고 서비스 개시를 기다리고 있을 기사님들도 모범적인 기사님이 되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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