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특집 마지막 포스트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전기요금 누진제에 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오일쇼크'로 누진제를 필요로 한 과거와 달리 현대에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시설, 공장뿐만 아니라 가정도 이전보다 많아졌습니다.
이전보다 가족 형태가 핵가족화된 것도 혼자 사는 가정이 늘어난 것도 우리에게 전기는 더 안정하게 공급되어야 합니다.
그때와 달라지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에너지는 주요 산유국과 달리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하며
지금의 발전 체계를 혁신적으로 그것도 단기간에 바꿀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누진제 폐지를 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고 누진제의 취지를 생각해보면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징벌적 단가를 적용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보통 6인 이상의 가구가 한여름이나 한겨울, 냉방 가전이나 온열 기구 사용이 늘면 슈퍼유저(1,000kWh 이상 사용하는 사용자)가 될 수도 있고
4인 가족이라 하더라도 오래된 가전제품이 있다면 또 집의 크기가 상당히 크다면 슈퍼유저가 될 수 있고
일반 가정집에서 요양하며 생존과 직결된 의료장비를 한 달 내내 사용해야 하는 가정의 경우에도 가족의 형태, 집의 규모에 따라 '누진제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일부일지 몰라도 오래된 가전제품을 최신형으로 바꾸는 것으로 전력 소비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값비싼 최신형으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된 가전제품의 성능만큼을 발휘하거나 그만큼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 사야 할 제품이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이 구매 당시 최상위 제품이었다 하더라도 지금 보급형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도 있으며
오래된 가전제품을 사용한 기간만큼 지금 구매해 사용한다면 그에 못지않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일례로 제가 경험한 예를 들자면 지난해 4월 집에서 아주 오랜 기간 사용했던 삼성 PAVV(파브) PDP TV 42인치(106cm)를 삼성 SUHD 퀀텀닷 TV 65인치(165cm)로 바꿨는데
화면이 23인치가량 커졌지만 이후 전기 요금이 포함된 관리비 고지서를 받았을 때 오히려 소비 전력이 줄었음을 알 수 있었고
같은 해 7월 사용하던 노트북 대신 사용할 데스크톱을 사고 역시 오랜 기간 사용했던 세탁기를 더 큰 세탁기로 바꿨는데
더 큰 TV, 노트북보다 소비전력이 더 클 수밖에 없는 데스크톱, 용량이 커진 세탁기를 씀에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전보다 전기를 덜 사용했고 적은 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이전에는 종종 400kWh를 넘게 사용해 누진제 3단계 단가를 일부 적용받았지만
그와 같은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도 현재 300kWh 초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전제품을 바꾸고 그전과 비슷한 시간 사용하고 있으며 이외에 전력 소모가 이렇게 눈에 띄게 달라질 변수가 없기에
오래된 가전제품을 바꾸는 것으로 20%가량 전력 소모를 줄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과거 제품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고 있는데 이는 월등히 좋은 성능의 신형으로 바꾸더라도 메꿔지지 않을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동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던 노트북도 많은 시간 어댑터를 꽂고 사용한다면 이동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게 되었을 때라도 데스크톱으로 바꾸는 것이 제 경험상 더 나았습니다.
다소 설명이 짧은 노트북과 데스크톱의 차이를 말씀드리면 노트북의 경우 삼성에서 2011년 하반기에 내놓은 i7 최고급형 모델이었으며
지난해 7월 바꾼 데스크톱의 경우 라이젠 5 1600, GTX 1060 6GB의 보통 데스크탑으로 소비전력 면에서 데스크톱이 높을 것으로 추정하기 무리가 없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에어컨의 경우 신형이 효과적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모드(무풍모드 등)를 지원하며 냉매 역시 달라져 환경도 신경 썼습니다.
게다가 신형 에어컨은 24시간 켜둘 경우 자체적으로 온도를 감지해 운전 강도를 결정하고
최소한의 전력 사용을 하면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데 구형보다 강점이 있어 전기를 덜 소모합니다.
때문에 에어컨의 경우 10년 이상 지나치게 오래 사용했다면 경제적 여건에 맞춰 신형 제품으로 교체하시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만족도도 높을 수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꽂혀있는 다양한 전기를 필요로 하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것 역시 상당한 절약이 될 수 있습니다.
압력밥솥의 경우 일반 밥솥과 전력 소모 면에서 차이가 크며 보온 기능 중에도 최소 형광등 서너 개의 소비 전력을 소모합니다.
압력밥솥은 다른 밥솥에 비하면 월등히 활용 폭도 넓어 우리에게 필요한 가전제품인데
매끼 새로 밥을 하는 것은 되려 전력 소모를 늘릴 수 있기에 밥양을 잘 조절해서 보온 시간을 최소화하면 전기를 적게 쓰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본론이 시작되기 전에 서론이 너무 길었다는 생각도 드는데 여튼 전력 소모를 줄일 방법은 많고 이는 우리의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 것인데
위와 같이 효과적으로 전력을 줄일 수 있다 한들 과연 현재의 누진제 체계를 완화하는 것도 무리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누진체계는 높은 배수를 적용함은 물론 각 단계 사용 구간이 지나치게 낮은 감이 있습니다.
국가에서 파악하고 있는 4인 도시 가구 월평균 전력 소비량은 366kWh로 누진제 2단계 사용구간에 해당합니다.
물론 0~200kWh는 최저 사용구간의 단가인 93.3원으로 계산한다지만 그에 준하는 166kWh는 187.9원, 두 배가 넘는 단가로 계산하니 요금이 많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봄, 가을을 제외하면 이보다 많이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요금 부담은 자연스럽게 커지기 마련입니다.
1인 가구가 많이 늘었다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대한민국 평균 가구원 수가 2.5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저 사용구간의 폭을 늘릴 필요는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또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도 한 가구가 소모하는 전력 소모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혼자 사는 가구라도 그 집의 크기나 작을 필요는 없으며 사용하는 가전제품 역시 전력 소모가 적을 거라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취미와 관심사에 따라서는 아주 큰 대형 TV를 선호하는 혼자 사는 사람 그에 맞게 음향시설에도 신경을 많이 쓴 혼자 사는 사람, 아주 좋은 데스크톱을 가진 혼자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혼자 산다고 해도 아주 좋은 세탁기를 사용하고 인덕션, 오븐 등 최신 가전과 인테리어 소품 등을 집에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만인이 볼 때 지나칠 정도로 많다면 생각하는 시간이 아까울지 모르겠지만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한 가지 방법이라면 '별난 사람'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겁니다.
따라서 300kWh-600kWh로 단계별 사용구간을 정해 누진제를 3단계로 유지하면서
한국전력이 주식회사라는 점을 고려해 기존의 원가 회수율(107.73원/kWh)을 유지해줄 수 있고
우리가 부담하는 전기 요금에는 전력산업기반자금(3.7%)이 충분한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새로운 단가를 책정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기요금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고
차세대 전력 발전을 위한 전력산업기반자금의 사용처를 다양화하고 이를 다소 올리면서
사용구간별 전기요금 단가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누진제 배수는 낮아지면 좋겠지만 이는 정확히 말해 기본요금 상승 혹은 최저구간 단가가 현재 93.3원보다 오르는 정도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전이 가정에게 값싸게 전기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전력의 지분을 가진 주주들도 국민이라는 점, 많은 사람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점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변화가 어렵다면 슈퍼유저에게 높은 단가를 적용하는 여름철(7~8월), 겨울철(12~2월)에 한해
지금과 같이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를 적용하는 것도 가정이 느끼고 있는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하는 누진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 산업용 전기 단가를 올리는 일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지우고 상품 최종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 난다.'는 말도 있지만 우리가 조금 더 고민한다면 최선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높고 훌륭하신 분들께서 부디 국민의 처지를 헤아려 좋은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라며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데 초점이 맞춰진 더 좋은 결정을 기대합니다.
그럼 세 개의 포스트로 진행한 전기요금 누진제 특집을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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