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2019 코파 아메리카 결산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는 어제(9일)에 이어 최근 있었던 대회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2019 FIFA U-20 월드컵, 2019 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 이어 되짚어볼 대회는 그제(8일) 막 내린 2019 코파 아메리카 대회입니다.

3위 결정전인 3·4위전에서 만난 아르헨티나와 칠레 간의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 파울로 디발라, 리오넬 메시 선수로 스리톱을 이뤄 칠레를 공략했습니다.

12분 리오넬 메시 선수가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재빨리 처리하면서 세르히오 아구에로 선수에게 볼을 내줬고

세르히오 아구에로 선수가 칠레의 골키퍼, 가브리엘 아리아스 선수를 제치고 공을 터뜨렸습니다.


기습적인 한 방에 밀리기 시작한 칠레는 정신을 차리기 전인 22분, 파울로 디발라 선수에게도 일격을 당했습니다.

파울로 디발라 선수는 로 셀소 선수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렸습니다.

이번에도 칠레 골키퍼인 가브리엘 아리아스 선수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죠.

조금 더 빠르게 판단하고 나왔다면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을 텐데 조금 뒤늦게 나오면서 디발라 선수로부터 볼을 빼앗지 못하고 골을 허용했습니다.


두 골을 먼저 내준 것을 제외하더라도 칠레는 페루와의 4강전에서 보여준 문제점을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공격에서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방향만 바꾸는 데 집중했고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결국 칠레는 후반전 페널티킥 하나를 성공시킨 것 이외에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이번 대회를 마쳤습니다.


게리 메델 선수와 리오넬 메시 선수가 전반전에 퇴장당하면서 변수로 작용할 거라고 보였고

실제로 칠레가 조금 더 유리해진 것 같았지만 경기 결과가 바뀌진 않았습니다.



브라질과 페루 간의 경기로 치러진 이번 대회 결승전은 브라질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미 한차례 조별리그에서 한 수도 아닌 두 수, 세 수 위의 전력을 보여준 브라질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예상하는 것은 쉬웠고 에베르통 소아레스 선수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습니다.

페루에게 페널티킥을 내줬고 동점과 함께 이번 대회 첫 실점을 허락했지만 전반 종료 직전 가브리엘 제수스 선수의 골로 경기는 다시 앞서나간 브라질,

가브리엘 제수스 선수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음에도 페루에게 추가골은 내주지 않았고 히샬리송 선수의 페널티킥 득점을 더해 통산 아홉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페루의 히카르도 가레카 감독은 브라질과의 경기를 잘 대비한 듯 보였지만 그러한 대비만으로 좁힐 수 없는 격차가 있었던 게 사실이며

그것을 감독의 지도력이나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페루에게 너무 가혹한 평가일지도 모릅니다.

페루의 돌풍은 결승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다음 해에 치러질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로 보입니다.


위와 같이 치러진 3·4위전과 결승전을 끝으로 마무리된 이번 대회를 아래에서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브라질의 우승


브라질은 월드컵 한 해 이전, 월드컵이 열릴 개최국에서 치르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차지한 우승을 제외하면 가장 최근에 경험한 우승이 바로 2007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였습니다.

월드컵 우승도 어느새 17년 전에 있었던 일인 만큼 브라질을 축구 강국이라고 부르는 게 무색해진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특히 자국에서 치러진 월드컵에서 독일에게 당한 참패는 브라질의 우승을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브라질이 12년 만에 다시금 남미 축구 정상에 오르면서 기지개를 켰습니다.

네이마르 선수가 가세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전력을 갖출 브라질은 코파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월드컵에서도 이전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네이마르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당한데 없이도 우승을 차지했다는 건 그러한 긍정적인 예측을 뒷받침합니다.


치치 감독의 리더십 역시 이번 대회에서 증명되었습니다.

공격진의 개편이 필요했으며 호베르투 피르미누 선수가 골을 넣지 않더라도 동료와의 호흡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가브리엘 제수스 선수의 활용법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입니다.

중원에서 경기력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된 필리페 쿠티뉴 선수는 그러한 우려를 확실히 날려버리는 활약을 펼쳤고

다소 노후화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던 수비진은 대회 내내 안정된 수비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만날 수 있는 축구 강국과는 거리가 있는 팀을 상대했을지 모르지만 브라질 입장에서 이번 대회 우승을 뜻깊습니다.

자국에서 거둔 우승이고 운을 포함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은 이제 내년에 있을 코파 아메리카를 바라봅니다.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 동시 개최되며 북부/남부 리그로 나눠 치러질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브라질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큰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입니다.


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를 3위로 마감하게 되었고 이는 4강전에서 패한 직후 처한 아르헨티나의 상황을 돌이켜볼 때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입니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 선수를 비롯한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모습은 그렇게 좋지 못했습니다.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리오넬 메시 선수는 다른 선수보다 일찍 그라운드를 빠져나왔으며 자칫 경기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을 수도 있습니다.


리오넬 메시 선수는 작심한 듯 이번 대회를 두고 좋지 않은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이에 공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메시 선수의 작심 발언이 대회 수준, 심판의 자질 논란에 브라질을 위한 대회라는 것이 덮어 씌워지면서 수많은 팬의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이는 슈퍼스타이자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른 선수 답지 못한 경솔한 언행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VAR 장면이 실시간으로 보이지 않거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공격이 완전히 끝날 때쯤에 선언하는 등의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심판의 자질이 의심되는 경기 조율 및 판정 역시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유려하게 말하는 것도 선수의 자질 중 하나이며 특히 영향력이 상당한 팀의 주장이나 스타플레이어는 이를 잘 해내야 합니다.


리오넬 메시 선수의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고 선수가 직접 그라운드에서 느낄 수 있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만

평소와 다르게 거친 이야기를 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대회였나 하는 의문 때문인지 공감이 되기보다는 '왜 저렇게까지 할까?'하는 다소 황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브라질이 우승할 것 같다는 것 이외에 그렇게 브라질을 호의적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아르헨티나를 나쁘게 보지도 않는 데 말이죠.


어쨌든 리오넬 메시 선수의 대관식 거행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내년에 치러지는 코파 대회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까지는 리오넬 메시 선수가 지금의 기량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조국을 대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앞으로 남은 최소 두 번의 기회에서 리오넬 메시 선수는 조국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대관식을 할 수 있을까요?



VAR 및 심판 자질 문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VAR입니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여러 대회에서 채택되고 있는 제도, VAR은 축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심각한 오심을 잡아내는 데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득점 상황, 페널티킥 상황, 즉시 퇴장 상황, 다른 선수에게 주어진 징계를 수정하는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VAR은 이번 대회에서도 정말 수차례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VAR 장면이 실시간으로 보이지 않다 보니 어떤 경우를 다시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때때로 오프사이드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 역시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물론 매우 정밀하게 판독이 가능한 만큼 판독에서 실수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관련한 지식이 모두 있지 않은 사람은 대체 왜 오프사이드인지, 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매우 거친 파울에도 퇴장을 위한 VAR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이러한 불만은 선수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우발 행동을 하는 데 영향을 줬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경솔했던 리오넬 메시 선수의 작심 발언이나 가브리엘 제수스 선수가 온-필드 리뷰(On-Field Review)를 할 수 있도록 한 모니터를 쓰러뜨리는 등의 행위는

대회에 참가한 모든 나라 구성원과 대회 조직위 등 관련자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었으며 특히 팬에게 좋지 않은 행동을 직접 보이는 것으로 환영받기 어려운 행동이었습니다.


경기 중에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선수가 직접 대회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겠고 결국 선수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냐의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이전보다 많은 사람이 관련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운영, 판정으로

선수들이 흘리는 땀이 헛되고 팬의 응원이 헛되는 상황을 만든 이번 대회 경기 조율을 맡은 심판진이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가장 큰 문제였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VAR 관련한 모든 상황에서 대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는 화가 날 정도로 경기를 지켜보는 게 불쾌했습니다.


세대교체


3연패에 실패한 칠레와 준우승을 거뒀지만 당장 내년 대회에서 주축 선수가 나설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페루의 과제는 세대교체입니다.

먼저 칠레는 알렉시스 산체스, 아르투로 비달, 차를레스 아랑기스,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선수를 주축으로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이었습니다.

칠레의 황금 세대로 불렸지만 어느새 30대가 되면서 이전과 다르게 투지 있는 모습은 보여주더라도 경기를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 철저히 공략당하는 데 이르러 3경기에서 단 한 골을 넣는 데 그쳤습니다.

조별리그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것이 대회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 역시 주축 선수의 체력적인 문제, 컨디션 유지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페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조별리그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토너먼트에 진출한 페루는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페루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기세를 확실히 잡았다고 판단했을 때 몰아붙이는 힘이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페루를 대표하는 헤페르손 파르판 선수는 대회 도중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공격의 다양성을 꾀하기 어려워진 탓도 있겠지만

칠레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상대가 강해지긴 했어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그러한 압박, 좋은 패스가 이어졌음에도 좀처럼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더 페루가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더욱더 재밌는 결승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세대교체는 가장 빛났던 세대 직후 직면하는 문제이며 자칫하면 암흑기라는 가장 지루한 시기를 견뎌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온 암흑기는 꽤 긴 시간 지속되며 누구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긴 터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순간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라인업 곳곳에 분포될 수 있도록 뛰쳐나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그때의 영광을 영영 재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열렬히 바란다고 해서 그렇게 되지도 않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계속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고 세대교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칠레와 페루의 세대교체는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매우 힘든 과정이 될 겁니다.

이어질 코파 아메리카 대회와 월드컵 본선에서 두 나라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멀리서나마 두 나라의 세대교체를 응원하겠습니다.


브라질이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마무리된 코파 아메리카는 내년에도 찾아옵니다.

내년에도 여러분과 코파 아메리카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올해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코파 아메리카에 관해 여러분과 이야기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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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6 - [스포츠 (경쟁과 유희성을 가진 신체운동 경기의 총칭)] - [축구] 2019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프리뷰 - 브라질 VS 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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