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반쪽 성공', 대한민국 남녀 국가대표팀 대회 마쳐·· - 2019 EAFF E-1 풋볼 챔피언십 특집 ⑤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는 2019 EAFF E-1 풋볼 챔피언십 특집, 그 마지막 포스트입니다.


사실 어제(19일) 게재되었어야 하는 포스트였습니다만 하루 늦게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훗날 말씀드릴 날이 오겠습니다만 18일(수) 무리한 일정 소화로 인해 매우 지쳐 어제(19일, 목)는 무슨 정신으로 시간을 보냈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담아 조금이라도 빨리 지난 17일(화)과 18일(수)에 있었던 한일전을 되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제넘고 약속한 날짜보다 하루 늦어 경우에 맞지 않지만 남녀 국가대표팀의 이번 대회를 감히 평가하자면 '반쪽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17일(화), 일본과 경기를 치른 대한민국 여자 국가대표팀은 지난 두 경기와는 달랐습니다.

시작부터 거칠게 부딪히는가 하면 공수 모두에서 조금 더 높은 집중력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일본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막아내는 헤딩 클리어링이나 외곽에서 올려주는 크로스가 허무하게 반대편으로 향하는 것도 줄었죠.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분 또한 그렇겠지만 일본과의 경기는 경기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에게 남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콜린 벨 감독 역시 후반 시작과 함께 선수를 교체하면서 팽팽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죠.


후반 시작과 함께 여민지 선수가 좋은 기회를 잡는가 싶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무산되었고 곧장 이어진 공격 역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무위에 그쳤습니다.

좌우에서 여러 차례 크로스를 하고 페널티박스 외곽에서도 과감하게 슈팅하면서 지난 두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지만 골과는 인연이 없었죠.

상대 뒷공간을 노린 패스는 상대 수비에 의해 차단되어 곧장 우리가 빼앗는 데 성공해도 그사이 들어온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야만 했습니다.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소득 없이 이어지던 후반 중반, 대표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격 자원인 강채림 선수가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80분이 넘어서자 정설빈 선수까지 투입하며 한 골 승부의 마침표를 원한다는 감독의 메시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죠.

허나 86분, 심서연 선수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며 일본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졌습니다.

문전으로 향하는 공이 허벅지에 맞고 올라와 팔에 맞으면서 내주게 된 페널티킥, 일본의 모미키 유카 선수가 성공시키면서 경기의 차이가 만들어졌습니다.



만들어진 차이를 없애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고 오프사이드에 발목이 잡히며 추가 시간 4분은 속절없이 흘러갔습니다.

의도치 않게 페널티킥을 내준 심서연 선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상대를 압도했음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여자 국가대표팀은

14년 만의 우승에 실패하며 준우승, 지난 2015년에 이은 두 번째 준우승을 거두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콜린 벨 감독의 야심에 찬 목표는 마지막 경기에서 성공으로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것은 물론 공격에서도 이전 두 경기보다 날카로웠다고 볼 수 있었죠.

선수 교체가 조금 더 빨리 이뤄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역시 결과론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여러 차례 거친 몸싸움을 해야 했고 사실 파울 횟수나 경고도 우리가 많기 때문에 과감하지 않았다거나 기에 눌렸다거나 하는 표현은 적절치 않을 겁니다.


일본을 무너뜨리기에는 조금 덜 날카로웠고 마지막에 다소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친 것도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한 발짝 더 내디디면서 몸을 돌리거나 보다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릴 수 있었다면 우리는 페널티킥을 내주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여자 국가대표팀이 일본에 패하면서 아쉬움이 크게 남은 가운데 하루가 지난 18일(수), 남자 국가대표팀이 일본을 상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을 꺾어야만 우승할 수 있고 남자부에 한해 개최국이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기에 개최국의 첫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서 보여준 남자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은 매우 좋았습니다.

빠른 속도와 압박, 상대의 수비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으며 여러 방향으로 공격을 진행했으며 상대가 공격에 열을 올릴 때는 안정된 수비로 대응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이 경기를 위해서 그간 경기에서 좋지 않았던 것인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매우 좋았습니다.



김민재 선수를 활용한 세트피스 공격, 상대 수비를 이용한 공격으로 골대를 맞춘 대표팀은 일본을 압도했습니다.

그리고 28분, 제가 원했던 그 장면으로 골이 터졌습니다.

측면에서 과감하게 전진한 김진수 선수는 중앙에 있던 황인범 선수를 바라봤습니다.

크로스에 집중하려는 생각이 있었다면 황인범 선수를 봤더라도 측면으로 공을 보냈거나 방향을 바꿔 자신이 크로스를 올릴 기회를 잡았을 겁니다.

하지만 황인범 선수를 바라봤고 황인범 선수는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과감한 왼발 슈팅으로 일본의 골문을 열었습니다.


중앙에 있는 공격수를 활용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조금이라도 봤다면 상대가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특히 신체적으로 크게 밀리는 게 아니라면 크로스가 정확하게 날아가더라도 막아낼 수 있으며 상대는 자신감을 얻을 것입니다.

공중볼 경합에서 몇 차례 소득이 없다면 최전방 공격수는 의기소침해질 수 있고

가운데에서 공을 기다리기보다 측면으로 빠지거나 아래에서 받아주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데 이것이 팀의 공격력을 떨어뜨리는, 좋지 않은 결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인범 선수의 골로 앞서나간 뒤로 여러 선수는 자신에게도 그러한 기회가 오길 바랐을 겁니다.

선제골이 터지면서 부담은 줄고 자신감은 생겼으며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죠.


수비수의 완벽한 태클로 일본의 공격이 끊어지고 여러 차례 역습이 마무리까지 이어지면서 우리의 분위기가 후반에도 이어졌고 67분에는 예상을 깬 세트피스 공격으로 일본의 간담을 서늘케 했습니다.

우리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민재, 김영권 선수의 좋은 태클이 여러 차례 있었고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자마자 역습으로 연결한 데 이어 마무리까지 나오면서 우리가 모든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여러 차례 증명했습니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 역시 무모하지 않게, 골문으로 적절히 향하면서 일본으로 하여금 공격에 열을 올리지 못하게 했죠.

조금 더 많은 골이 나왔어야 하는 경기임은 분명했지만 일본에게 한 수 위의 능력으로 승리를 챙긴 대표팀은

지난 두 번의 대회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우승, 남자부 첫 개최국 우승, 세 경기 모두 승리하며 전승 우승 그리고 무실점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필드골이 마지막 경기에서야 나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수비의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였으며

19년 만에 대한민국 홈경기로 치러진 한일전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승리였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지난 1년 4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은 많은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을 비롯해 홍콩, 중국 모두 전력 면에서 우리를 크게 위협할 상대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경기와 대회를 치러냈죠.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유럽파가 빠져있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지금의 팀이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더 많은 골을 터뜨렸어야 했고 이전에 치러진 두 경기에서도 그러한 모습이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가 우리보다 좋지 않은 전력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강한 팀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느냐 만큼 우리보다 약한 팀을 상대로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월드컵에서 만날 대부분의 팀은 우리보다 강하지만 우리보다 못한 상대가 우리와 같은 조에 묶일 수도 있고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기 전에 우리가 해볼 만한 팀과 여러 차례 경기를 치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얼마나 잘하는 팀인지,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는 팀인지 증명하지 못하면 우리는 본선으로 향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강한 팀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아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그다음은 본선에 진출한 이후에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2002년의 기억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월드컵 16강 그 이상을 원합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그 목표가 지나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의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대표팀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냉정하게 전력이 16위 안에 들지 못하더라도 말이죠.


어쨌든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나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최종 예선에 향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볼 때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여러 팀은 우리를 언제든지 곤란하게 할 수 있는 팀입니다.

최종 예선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월드컵에서 승점 수확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지난 월드컵과 같이 기적이라고 말하는 경기가 없어도 승점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아시아 몇몇 국가의 성장세는 어느 대륙, 어느 팀을 능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파울루 벤투 감독, 그리고 대표팀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대회를 준비할 수 있을 겁니다.


남자 국가대표팀이 치른 한일전에서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향한 일본 응원단의 응원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과거 가시와 레이솔,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기에 일본의 축구 팬 역시 기억하고 있는 前 선수이자 감독이죠.

암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암이라는 췌장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유상철 감독,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아했던 前 축구 선수이자 감독입니다.

그라운드 안에서 그 누구보다도 많이 뛰고 여러 포지션에 뛰며 다재다능했던 선수이자 끝내 인천 유나이티드 잔류를 이끈 유상철 감독이

내년, 내후년 그 이후에도 감독으로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인천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아니라도 말이죠.


3월부터 다시 달리게 될 남자 국가대표팀도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통해 우리에게 실력을 보여줄 여자 국가대표팀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도 아쉬운 모습도 보여줬지만 나아지리라 믿고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이렇게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번 특집 이렇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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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 [스포츠 (경쟁과 유희성을 가진 신체운동 경기의 총칭)] - [축구] 일본을 꺾고 우승을 거머쥐어라! 남자 국가대표팀의 마지막 경기는 한일전! - 2019 EAFF E-1 풋볼 챔피언십 특집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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