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리뷰 - 리버풀 VS 바르셀로나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어제(8일)부터 치러진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경기를 되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살펴볼 경기는 어제(8일) 오전에 치러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간의 4강 2차전 경기입니다.


1차전, 홈에서 대승까진 아니더라도 3 - 0 승리를 거두고 원정에서의 2차전을 앞두고 주전 선수의 체력안배까지 할 수 있었던 바르셀로나는 1차전과 완전히 동일한 라인업을 꺼내 들었습니다.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호르디 알바, 클레망 랑글레, 헤라르드 피케, 세르지 로베르토 선수로 포백 라인을 구성했습니다.

아르투로 비달, 세르히오 부스케츠, 이반 라키티치 선수가 중원에 섰고 필리페 쿠티뉴, 루이스 수아레스 그리고 리오넬 메시 선수가 스리톱으로 기용되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홈에서 기적을 연출해야 하는 리버풀은 몇몇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1차전과는 다른 라인업을 꺼내 들어야만 했습니다.

골문은 알리송 베커 골키퍼가 변함없이 지키고 앤드류 로버트슨, 버질 반 다이크, 조엘 마팁 선수까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출전한 가운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선수가 1차전과 달리 2차전에 선발 출전해 리버풀의 완벽한 백포라인을 완성했습니다.

중원은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스 밀너, 조던 헨더슨 선수와 함께 파비뉴 선수가 출전했고

최전방에는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모하메드 살라 선수를 대신해 세르단 샤키리 선수,

1차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선수를 대신해 디보크 오리기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사디오 마네 선수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선발 출전했습니다.




홈 팀 리버풀은 시작부터 바르셀로나를 압박했습니다.

그래야만 하는 것이 3골을 넣어도 연장 승부를 해야 하고 4골을 넣더라도 1골을 내주면 결승에 진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1차전과 같이 전반 초반 기세를 잡은 리버풀은 그때와는 다른 전반 초반을 만들어냈습니다.

경기 시작 7분만에 상대 실수를 틈타 공을 잡은 마네 선수가 조던 헨더슨 선수에게 패스를 내줬고 헨더슨 선수가 볼을 잡아두면서 헤라르드 피케 선수를 따돌리며 슈팅까지 연결했습니다.

슈팅이 테어 슈테겐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디보크 오리기 선수 앞으로 갔고 오리기 선수가 이를 놓치지 않으면서 리버풀은 1차전에 뒤진 3점 중 한 점을 만회했습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리버풀은 역시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에게 기세를 내주기 시작했습니다.

전반 15분 이후 두어차례 실점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위기를 맞았지만 알리송 베커 골키퍼의 좋을 활약으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에겐 승부를 뒤집기엔 더 많은 골이 필요했는데 한 번 넘겨간 기세를 되찾긴 했지만 또 다른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조던 헨더슨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앤드류 로버트슨 선수도 불편한 기색을 비치더니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되었습니다.

2차전 경기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핵심 선수 몇몇을 잃은 가운데 왼쪽 풀백까지 잃게 된 리버풀은

2005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전반전 3골을 내준 뒤 후반전 이를 따라잡은 데 이어 승부차기에서 승리,

끝내 우승을 차지했던 이스탄불의 기적과 같은 기적 중에서도 최고의 기적을 이뤄내야 하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그리고 리버풀은 그때와 비슷한 시간대에 1차전에 뒤진 스코어를 만회하면서 합산 스코어 3 - 3을 만들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앤드류 로버트슨 선수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선수는 1차전에서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버리는 멋진 두 골을 터뜨렸습니다.

이번에도 상대 실수가 있었고 이를 틈 타 오른쪽 측면을 뚫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선수는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수비수에 살짝 굴절되면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선수에게 연결, 바이날둠 선수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듯했지만 테어 슈테겐 선수의 손을 거쳐 등에 맞고 들어갔고

직후 왼쪽 측면에서 진행된 공격에서 세르단 샤키리 선수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의 균형을 맞춤과 동시에 분위기를 완전히 가지고 왔습니다.


순식간에 동점이 되자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는 뜨겁게 달아올랐고 바르셀로나 선수 몇몇은 고개를 땅에 떨구거나 가로젓고 있었죠.

하지만 이때도 바르셀로나는 한 골만 넣게 되면 다시 리버풀에게 2골이 필요한 상황이 될 수 있었고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면서 리버풀을 위협했습니다.


이후 경기는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만 바르셀로나에 좋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선수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리버풀의 골키퍼 알리송 베커 선수에게 막혔습니다.


경기가 치열하게 이어지다보니 두 팀 모두 에너지 레벨이 떨어질 시기가 되었음에도 투지가 엿보이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아르투로 비달 선수가 때때로 거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수비를 도왔고

전반전 몇 차례 실수, 후반전에도 조금씩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세르단 샤키리 선수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선수의 이 경기 두 번째 골을 도운 이후 자신감을 찾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제임스 밀너 선수와 조던 헨더슨 선수는 정말 말이 안 될 정도로 폭넓은 활동량을 보여줬습니다.


경기가 후반 중반을 넘어가면서 양팀이 1, 2차전 합계 180분 이상 경기를 치러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리버풀은 안필드의 기적을 완성했습니다.

79분, 리버풀은 오른쪽 코너킥을 얻어냈고 트렌트-알렉산더 아놀드 선수가 세르단 샤키리 선수를 기다리다 킥을 내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지만 적지 않은 클럽이 코너킥 전담 키커가 한쪽은 있고 다른 한쪽은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있지 않은 쪽 혹은 자주 짧게 연결한 뒤 동료와의 호흡을 통해 조금은 열린 상황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죠.

리버풀 역시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은 짧게 연결하거나 왼발을 잘 쓰는 선수가 있을 때 그 선수와 함께 만들어보거나 그 선수에게 킥을 맡기는 경우가 있죠.


이 상황에서 리버풀이 얻은 오른쪽 코너킥도 마찬가지입니다.

늘상 그랬듯 세르단 샤키리 선수가 경기장에 있었고 왼발을 매우 잘 쓰며 제공권 싸움을 하기에는 아쉬운 신장을 가진 선수가 킥을 하기 위해 코너플래그로 향하고 있었죠.

이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킥을 기다리면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져 있었고 문전에 오리기 선수가 아주 자유롭게 서 있었습니다.

이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선수가 재빨리 오리기 선수에게 연결했고 오리기 선수는 이를 정확히 받아 차 골네트를 흔들었습니다.


안필드의 기적이 완성된 순간이었고 리버풀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과정으로 2시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업적에 다가섰습니다.

이후에도 리버풀은 리그 경기에서 전력에 가까운 힘을 쏟은 팀답지 않은 에너지 레벨, 투지로 기적의 마침표를 찍었고 바르셀로나는 또 한 번 기적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Goal of the Match


이 경기의 골로 선정하는 데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디보크 오리기 선수의 두 골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선수의 두 골도 모두 특별한 득점이었고 한두 번만 보기 아까운 골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선정하곤 했던 이 경기의 골(Goal of the Match)을 매 경기 선정하다보니 나름 기준이 있었는데

얼마나 나오기 어려운 골이었는지가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이었고 이는 상황과 득점의 난이도, 승부에 미친 영향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득점은 아무래도 이 경기의 마지막 골이자 리버풀의 결승 진출을 이뤄낸 디보크 오리기 선수의 두 번째 득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79분, 디보크 오리기 득점 (도움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지를 발휘한 코너킥에서 나온 득점이었던 이 득점은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고 사전에 약속된 플레이도 아니었습니다.


처리하기 위해 다가오던 세르단 샤키리 선수도 땅을 보며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킥을 잘 처리해서 기적을 만들어보자는 생각과 다짐을 하고 있었겠죠.

갑자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선수가 다가서며 슈팅하자 세르단 샤키리 선수는 그 자리에 멈춰서 지켜봅니다.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코너킥 수비를 위해 각자 해야 할 역할을 하고자 움직이던 상황이었습니다.

매우 당연하게도 리버풀 선수 중 자신이 맡아야 할 선수 혹은 내가 서 있어야 할 위치로 움직이는 것이었죠.

코너키커로 추정할 수 있는 세르단 샤키리 선수가 아직 걸어가고 있었고 리버풀의 선수들도 세트피스 상황에 투입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 없을 겁니다.

게다가 볼이 그라운드에 두 개가 들어왔다 나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이와 같은 플레이를 예상할 수 없었죠.


공이 나간 뒤 수초가 지난 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선수의 센스있는 킥이 시작될 때를 잘 보면

디보크 오리기 선수와 함께 경기를 관장한 주심과 선심만이 킥 처리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킥이 진행된 직후 세르단 샤키리 선수와 헤라르드 피케, 테어 슈테겐 선수 그리고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넬송 세메두, 아르투르 멜루 선수와

수비를 하고자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오던 루이스 수아레스 선수가 킥에 맞춰 손을 들어 올리며 반응합니다.

헤라르드 피케 선수와 테어 슈테겐 선수 이외에 선수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피케 선수도 테어 슈테겐 골키퍼도 디보크 오리기 선수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이 득점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선수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경계심이 늦춰진 것을 파악하고 빠르게 처리한 것 때문이지만

최종적으로 이를 득점으로 연결한 디보크 오리기 선수의 정확한 처리가 없었다면 단지 상대의 방심을 틈타 한 번 해본 좋은 공격에 그쳤을 것입니다.

이후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오히려 리버풀에게 안 좋은 상황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선수의 기지도 좋았지만 결국 골로 연결한 디보크 오리기 선수의 결정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이 골로 리버풀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저와 같은 리버풀의 서포터 콥의 망상이라 조롱받던 스코어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두 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습니다.

리버풀이 이 행운에 이어 주말 리그 경기에서도 천운이 따라줄지는 모르겠지만 '우주의 기운'이 리버풀에게 향했다고 볼 수 있는 정말 짜릿한 경기였습니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패인은 여러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1차전에서 운도 따랐고 리버풀 선수단의 좋지 못한 결정력이 맞물려 승리를 거뒀다고 할지라도 바르셀로나의 전력과 체력은 결코 밀릴 수 없었습니다.

리오넬 메시 선수가 보다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면, 패스 미스가 적었다면, 몇 차례 찾아온 기회 중 단 한 번을 살렸더라면

필리페 쿠티뉴 선수가 1차전과 비슷한 폼이었다면, 루이스 수아레스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면 등 결과론 측면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의 마음도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이 1차전과 완벽하게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고 첫 번째 교체 출전까지 같은

즉, 상대에게 전술을 그대로 내보이고 경기를 하는 것이 패인이라고 지적하는 팬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만 결국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선수 몇몇의 활동량은 아쉬울 정도로 적었고 바르셀로나답지 않은 패스 미스가 잦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후반 이른 시각에 승부의 균형이 맞춰진 상황에서 공격 자원을 빼고 수비 자원을 넣는 교체 카드가 적절했냐는 지적 역시 맞는 말입니다.

상대에게 기세가 눌렸더라도 스스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가 많았음에도 전반전보다 적은 기회를 만든 공격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뒤늦게 투입한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측면 풀백의 크로스 전략 등 공격 전술이 바뀌지 않아 상대에게 막힐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리버풀 선수단이 보여준 멋진 경기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지난 시즌과 달리 4강에 진출했지만 마찬가지로 이변을 허락한 바르셀로나 선수단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지난 시즌, 2017-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 3연패의 희생양이 된 리버풀이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고

다음 포스트, 아약스와 토트넘 간의 4강 2차전 경기를 되짚어보면서 리버풀의 상대, 결승전 진출 팀은 누가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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