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는 이전에 있었던 그 어떠한 포스트보다 주관적인 포스트이며 최근 있었던 대형 화재를 보고 든 생각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고성, 속초, 강릉 일대에 일어난 화재는 산림 500여ha, 축구장 700여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이르는 면적이 소실되었으며
화재로 인한 직접 사망자 1명과 한때 대피자가 4100여명일 정도로 매우 큰 화재였습니다.
2000년, 고성에서 삼척, 동해, 강릉,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산림 2만 3천여ha를 태운 대형 화재였던 동해안 산불과
2005년, 양양에서 발생한 화재로 낙산사와 보물 제479호 낙산사 동종이 소실되었던 양양·낙산사 산불에 이어
안타까운 대형 화재였던 이번 화재는 3월 말 있었던 고성 산불과 부산 운봉산 화재와 대구 화재와 함께 발생해 화재에 대한 공포심을 키운 그러한 화재였습니다.
제가 이번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을 보면서 든 두 가지 생각의 기초는 존경과 우려인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평소 소방관 여러분께 더 많은 급여와 더 나은 처우를 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조금 더 강하게 말하면 경찰, 군인보다 더 나은 급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특히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의 경우 일반적이지 않은 수준의 보상이 배우자 및 유가족에게 지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그 어떤 공무원보다 위험한 현장에 투입되고 있음을 여러 통계 자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력 대비 부상자 수, 사망자 수 모두 그 어떤 공무원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비율이며 대부분 신체를 직접 보호하는 장비의 부족이 원인입니다.
게다가 어떤 지역에서도 소방관의 인력이 충분하지 못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현장에 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이 났거나 인명 구조가 필요할 때는 물론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그 어떠한 상황에도 우리는 '119'를 통해 도움을 요청합니다.
예를 들어 벌통이 발견되었거나 건물 외벽에서 고드름이 낙하하는 경우에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업무를 하던 중 발생하는 불가피한 재산 피해를 개인이 감당해야 하거나
하루에도 수차례 현장에 나가 인명을 구조하고 화재를 진압하는 등 여러 차례 목숨을 바쳐 공무를 수행함에도 소방 공무원은 경찰 공무원과 기본 급여가 같습니다.
오해하실까봐 첨언하자면 경찰 공무원의 기본 급여가 많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방 공무원의 기본 급여가 사건 현장에서 감수해야 하는 부담과 출동 횟수, 연장 수당을 주지만 밤낮 가리지 않고 출동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적다고 생각합니다.
경찰 공무원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자신의 업무를 위해 자신이 직접 구매해 사용하는 물품이 있을 정도로 기본으로 지급되는 물품의 수량이 적고 품질이 좋지 않고
잦은 현장 출동과 화재 진압의 경우 언제 끝날지 모르고 현장을 떠나기 어려워 컵라면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점 역시 그 이유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목숨을 걸고 일하다 부상을 입거나 사망했을 때 대우가 특별하지 않은 것과 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신 분이 받게 되는 보상과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재해로 피해를 보신 분이 받는 보상이 설령 지나치더라도 그러한 보상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피해 보신 분의 재산을 지켜주고 때로는 목숨을 지켜주다 다치고 순직한 소방관분들의 보상이 문제라는 겁니다.
고작 보상금 지급, 장례비용 지원, 때때로 국립현충원 안장 정도입니다.
물론 그 역시 만만치 않은 보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장례 행렬을 하고 인근 주민과 동료가 모두 가는 길을 배웅하는 것과 국가 차원의 예우 등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소방관의 희생을 기리는 행동이며 국민 모두에게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었는지를 알려주는 의미 있는 행동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방관이 자랑스러운 직업, 명예로운 직업임을 모두에게 알릴 수 있고 소방관분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화재가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소방관 여러분을 다시 한번 존경하는 계기가 되었고
정말 제 주변에 있는 소방관 여러분이 조금 더 나은 처우, 환경에서 근무하고 보다 안전할 수 있게 많은 지원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소방관 국가직 전환의 경우 여러 부분을 생각해봐야겠지만 적어도 다른 직업군보다 더 신경써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모쪼록 해당 청원에 청와대의 답변이 빠르게 나오고 관련한 처리 역시 빠르게 이뤄질 수 있길 바랍니다.
존경에 기초한 한 가지 생각은 위와 같고 또 다른 생각은 우려에 기초한 생각입니다.
바로 이렇게 발생하는 대형 화재를 앞으로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화재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법이 마련되고 지원이 있어야 할지 매우 걱정입니다.
걱정이라고 한 이유는 언제쯤 이러한 화재에 조금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화재는 일몰 이후에 발생한 화재였고 강풍이 계속 불어 진압에 어려움이 있던 게 사실이지만 이를 대응해야 하는 인력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날이 밝은 뒤에도 헬기와 소방차 투입 등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했음에도 화재 진압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많은 산림을 태웠고 그러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힘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더 많은 헬기와 소방차, 인력을 한 번에 투입할 수 있었다면 보다 이른 시각에 화재를 완벽하게 진압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저 역시 국가 재난 주관 방송사인 KBS 뉴스 특보를 통해 알게 된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일급 10만원의 비정규직이었다는 사실을 이번 화재로 알게 되었는데 이해하기 어려웠고
산불이 민가로 번져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지속되자 5일 일출 이후 출동할 인력이 공개되는 순간에도 의문인 헬기 숫자와 소방차 숫자가 아래 자막으로 나와 당황스러웠습니다.
화재를 진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헬기와 소방차를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할 것이고 관리하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겠지만
국민의 삶, 재산과 자연 중 가장 보존해야 할 산림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에 그동안 너무나도 적게 투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강하게 말하면 기초 복지라는 이름으로 투입하는 수많은 예산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편성하고 거기서 아끼게 된 예산을
소방 공무원 특히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의 안전 장비 등의 물품 지원과 화재 예방 및 대처에 유용한 물품 보급 등에 신경을 쓰고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특수 장비 및 헬기, 소방차를 위한 예산은 따로, 장기적으로 편성해 앞으로 늘어날 인력에 대비하는 것과 동시에 화재 진압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대형 화재 현장에 직접 진압에 나선 많은 소방관 여러분과 관련자 여러분 모두 수고 많으셨고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의 기부 및 선행 역시 제가 뭐라도 되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존경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올해 첫 날부터 있었던 산불을 비롯한 화재 사건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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