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한민국 A대표팀 10월 A매치 데이 - 우루과이, 파나마戰 리뷰

대한민국 축구 남자 A대표팀이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 어제(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나마를 상대로 1승 1무를 거뒀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9월 A매치 데이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승리하고 칠레를 상대로 비긴 데 이어

10월 A매치 데이에서도 대표팀은 패하지 않았습니다.


아메리카 대륙 특히 남아메리카의 강호를 차례대로 꺾은 것은 고무적이나

어제(16일) 파나마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수비 불안은 대표팀이 호주 브리즈번에서 치를 원정 평가전과

내년 1월 초, 아랍에미리트에서 치러질 2019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최적의 수비 조합과 전술을 마련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럼 10월 A매치 데이 두 경기를 조금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이후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은 조금 더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짧은 패스와 크로스 일변도였던 공격은 짧고 긴 패스를 때에 따라 맞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한 수위 전력으로 평가되는 나라를 상대로도 크로스 위주의 공격이 아니라

다양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2선과 3선을 오가거나 측면으로 돌아 움직여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선수들의 의지는 월드컵에 맞춰 끌어올려졌고 그것이 독일전 승리로 결실을 보았다면

거기에 부임하지 얼마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공격 패턴으로 보다 강력한 공격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상대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아 보인 게 사실이지만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전은 각각 A매치 데이 첫 경기였는데

경기에서 대표팀이 보여준 공격과 수비는 완벽에 가까웠고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고

득점 장면에서도 상대의 실수가 아예 없었다고 할 수 없지만 득점 장면이 이전보다 우리가 만든 그림의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장면이기도 하고 제가 이번 10월 A매치 데이에서 대한민국 A대표팀이 기록한 골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골은

바로 어제 있었던 파나마전, 박주호 선수의 득점인데 같이 한 번 보시겠습니다.



상대 수비의 실책이 나왔고 볼을 받은 황희찬 선수가 상대 수비를 제치면서 페널티박스 안까지 진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를 짧은 볼 터치로 제쳐내는 장면도 상대 수비의 실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인상적이었고

대한민국 A대표팀 경기에서 그간 보기 어려웠던 '화면 바깥에서 달려들어오는 움직임'이 나옵니다.

박주호 선수는 잘 아시다시피 왼쪽 풀백으로 경기에 나선 선수이며

이 공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하프라인 아래로 달려가야 할 선수였습니다.

볼을 빼앗아 공격을 진행하는 상황이었지만 황희찬 선수의 속도는 대표팀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매우 빠르기 때문에

박주호 선수가 재빨리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전방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우리는 또 탄식과 함께 '아무도 없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황희찬 선수의 드리블에 맞춰 골문으로 달려들어간 석현준 선수의 뒤로 향한 볼이

박주호 선수의 왼발에 걸렸고 상대 수비의 도움을 받아 골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다 적극적으로 선수들이 움직여준다면 우리는 생각지도 않았고 지금껏 보기 어려웠던 골 장면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커질 것입니다.

이후 득점 장면에서도 기성용 선수와 짝을 이뤄 중앙에서 경기 조율에 힘쓴 황인범 선수가 손흥민 선수가 측면에서 침투를 성공한 뒤 내준 패스를 골로 연결했죠.

두 득점 장면이 유사하면서도 다르기에 대표팀에게 더 많은 걸 기대하게 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표팀의 수비는 경기 후반 집중력을 잃었습니다.

전반 종료 직전 실점한 것은 세트피스 상황이었으며 파나마의 전개가 워낙 좋았다고 하지만

두 번째 실점, 결국 승리를 하지 못하게 된 실점은 우리의 실수에서 나온 것이기에 아쉬움이 더 컸던 게 사실입니다.

누구의 실수인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한 수 아래 전력을 가진 팀에게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아야 할 사실일 겁니다.

우리가 코스타리카, 우루과이를 잡듯 우리도 방심하고 준비한 것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 패배할 수도 있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비록 실점은 했지만 지금까지 4번의 경기에서 수비에서 선수들의 면면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안정감이 더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비 앞에 선 미드필더 기성용 선수의 존재감이 다시금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과 정상급 풀백으로 인정받는 박주호 선수의 대표팀 복귀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한편으로는 대표팀의 기둥이자 빌드업의 시작점 역할을 하며 칭송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빠르지 않고 볼 배급 속도도 느리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볼 터치가 간결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지만 지금은 보다 과감하게 전방으로 볼을 배급하는 데

특히 측면 풀백으로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는 것을 즐기는 박주호 선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파나마전에서 자주 보였듯 기성용 선수가 볼을 잡고 좌우 측면을 바라보며 긴 패스를 하였고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건 왼쪽 측면으로 길게 내줘 공격 방향을 정함과 동시에 빠른 공격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우영 선수가 기성용 선수의 파트너로 나섰던 우루과이전을 되짚어보면

우려와는 달리 두 선수의 공존이 대표팀의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두 선수가 하프라인 아래에서 버티는 것은 우리보다 전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수비의 안정감은 높이면서

두 선수의 위치에 따라서는 라인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고

상대에게 공격 방향을 읽히지 않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보자면 기성용, 정우영 선수가 같은 선상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한 선수가 위로 올라가면

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격 2선 선수를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상대 수비 하나를 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또 두 선수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앉을 때 공격수가 그 위치 그대로에 있다면 수비 강화 이외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없겠지만

공격수가 그에 맞춰 보다 아래로 내려오면 우리는 최종 수비 라인과 공격수 라인이 좁아지게 됩니다.

100%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거리가 짧아지면 패스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고

상대 수비가 우리 공격수에 맞춰 보다 자신들의 골문보다 하프라인에 가깝게 위치하면

빠른 발을 가진 선수를 활용하기 위한 뒷공간 패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능력을 높이 사는 황희찬 선수가 빠른 스피드와 좋은 드리블을 보여줄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긴 패스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 두 명이 센터백 앞에서 수비 능력도 보여준다면 우리의 수비 불안을 조금 더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와 별개로 모든 선수가 실수를 줄일 수 있다면 턴 오버로 공격이 무산되는 힘 빠지는 상황도 어이없는 실점도 줄일 수 있겠죠.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다음 달(11월) A매치 데이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원정 평가전을 갖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원정 평가전이며 11월 A매치 주간에는 손흥민 선수가 소집되지 않습니다.

아직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네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적잖은 존재감과 기여도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전력 면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월드컵 본선에 여러 차례 오른 호주와 '장밋빛 미래'가 있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를 상대로 보여준 날카로운 공격력은 그대로 보여주면서

파나마를 상대로 경기 후반 좋지 않았던 모습은 사라진 과정, 결과 모두 훌륭한 경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10월 A매치 데이 리뷰와 별개로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어제(16일) 파나마 경기에서는 중계 화면에서도 종종 잡혔고 중계진의 말로도 언급된 경찰청 축구단 해체 반대 현수막, 다들 보셨을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경찰청으로부터 선수 수급을 받는 K리그 2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이 앞으로는 선수 수급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군 복무를 대신해 지금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은 어떻게 될지, 프로 축구 선수의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주 상무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지만

경찰청은 축구단과 야구단을 모두 해체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아마 시즌이 끝난 뒤 더 시끄러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쪼록 원만히 해결되었으면 좋겠고

특히 그 과정에서 조금 더 협의 과정이 있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모레(19일, 금) 2018-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프리뷰로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물러가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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