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 한일전 참패··· 키워드로 알아보는 80번째 한일전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는 어제(25일, 수) 치러진 한일전에 관한 포스트입니다.

 

지난 23일(화) 말씀드린 대로 어제(25일, 수) 오후 7시 20분(한국 시각),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러진 한일전이 치러졌습니다.

80번째 한일전이었던 이 경기는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에겐 매우 어려운 경기라고 예상된 경기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힘든 경기였으며 예상대로 지켜보기 힘든 경기였습니다.

아래에서는 80번째 한일전을 키워드로 정리하면서 되돌아보고 이어지는 월드컵 예선에 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예견된 참패, 스타플레이어의 부재 때문?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은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공격 자원 없이 이번 평가전을 준비했습니다.

90분 동안 한 개의 유효슈팅에 그친 이유로 들기에는 적절한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그들의 활약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기에서도 어떤 이유에서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전력으로 경기에 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없었다는 걸 핑계로 삼을 수 없고 가용할 수 있는 전력을 최대한 활용해 좋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건 변함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흥민 선수나 황의조, 황희찬 선수가 있었더라도 패배는 막을 수 없다고 보며 그와 같이 만약을 가정한다면 일본의 몇몇 선수의 결정력이 조금 더 돋보였다면 더 큰 패배를 당했을 겁니다.

일본 역시 국가를 대표할 만한 재능을 갖고 있는 어린 선수나 대표팀에 합류할 충분한 능력이 되는 선수 몇몇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2. 이강인 제로톱 전략, 감독의 무리수?

 

이강인 선수는 나상호, 남태희, 이동준 선수와 함께 공격진을 이뤄 선발 출전했습니다. 그렇게 자신보다 20cm 큰 선수와 공중볼 경합을 펼쳐야 했죠.

개인적으로도 이강인 선수를 매우 유능한 어린 선수로 평가합니다만 명확한 단점을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작은 체격 역시 단점이자 한계죠.

이강인 선수가 조금 더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게 나았다고 보는 건 무리가 아닐 겁니다. 반대로 제로톱 전략은 감독의 무리수라 보는 게 타당하겠죠.

 

제로톱 전술이 성공할 수 있으려면 기본적으로 강력한 중원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중원에 있는 그 누구라도 제로톱 선수와 스위칭 플레이가 가능해야 합니다.

공격 2선에 있는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볼을 지켜내는 능력과 드리블에 강점이 있었지만 볼이 연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고 지켜내기엔 압박에 고전했습니다.

이강인 선수 역시 두세 명의 압박에 고전했고 이들을 상대로 이렇다 할 드리블을 성공시키거나 주효한 패스를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거리가 멀고 방향 전환에 주효한 패스를 기대했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감독의 무리수, 볼 경합에 관한 어려움이 있었더라도 이강인 선수는 분명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강인 선수가 공격 2선에 자리하고 모든 이가 예상할 수 있듯 이정협 선수가 원톱으로 출전해 공중볼 경합에서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높여줬다고 해봅시다.

앞서 말씀드렸듯 일본의 중원은 터프하게 우리의 공격 2선 자원을 압박했습니다. 측면에서 오버래핑하는 풀백 자원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스피드도 가졌죠.

이강인 선수가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했다면 조금 더 다양한 방법으로 볼을 갖고 움직일 수도 있었다지만 턱없이 느리고 약한 몸싸움으로 압박을 견뎌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강인 선수는 강점만큼 단점 역시 확실한 선수입니다. 좋게 말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성장했고 나쁘게 말하면 단점을 커버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강인 선수가 '포스트 손흥민'을 지위를 얻기 위해선 소속 팀과는 다른 상황을 인지해야 합니다.

소속 팀에서의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다른 위치에 기용되기도 했고 대표팀에서도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당연한 건 없습니다.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지만 어제(25일, 목) 상대한 일본보다 강한,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는 톱 시드의 팀과 맞붙을 때라면 더더욱 볼을 잡는 횟수, 멋진 패스를 전개할 기회는 줄어듭니다.

 

 

3. 감독의 전술 부재, 경질론에 불 지피나?

 

이강인 선수를 활용한 제로톱 전술, 다소 아쉬웠던 풀백 기용에 이어 대비하는 걸 넘어 약점을 알고 시종일관 공략했던 일본에 대응하는 전술 변화 미비로 파울루 벤투 감독의 경질론이 급부상하고 있죠.

항간에는 '감독 경질할 때가 되었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감독 경질 - 국내파 감독 기용이라는 법칙 아닌 법칙, 과학 아닌 과학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내년 11월에 있을 예정이라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더 늦기 전에 감독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을 만한 평가전 결과입니다.

 

일전에도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축구 혹은 스포츠와 관련된 수많은 커뮤니티를 '들여다보기만' 하는 입장에서 다른 감독이었으면 이 정도 경기력 혹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거라는 글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하지 않지만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는 게 서포터에게 얼마나 실망스러운 일인지 그리고 그렇게 느끼는 걸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 선수단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데는 전술적 시도 및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는 데 있고 개인적으로도 몇몇 평가전 이후에는 감쌌지만 몇몇 평가전 이후에는 지적했던 부분입니다.

물론 저와 같은 비전문가 시선에서 지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그리고 우길 수도 있는 요소라고도 생각합니다만

현대 축구 흐름에서 상대의 예측을 깨는 것만큼 중요한 게 상대의 대비에 맞춰 변화를 주는 것이고

그건 단순하게 흐름을 바꾸는 게 아니라 결과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감독이 갖는 하나의 역량이라 봐야 하는 만큼 파울루 벤투 감독의 역량이 충분하지 못한 느낌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8월에 부임해 지금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을 지휘했습니다.

2019년에 있었던 아시안컵, EAFF E-1 풋볼 챔피언십을 지휘해 실망스러운 성적과 만족스러운 성적을 기록했죠. 그리고 10개월 동안은 대표팀을 소집할 수 없었습니다.

좋은 핑곗거리가 있긴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을 거쳐 본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 조별리그 1승 1무 이상 혹은 통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하면 좋은 대진을 받더라도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그리고 지금과 같은 전술적 대비라면 1승도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감독 교체라는 법칙이 이번에도 증명된다면 더더욱 다음 감독 선임에 애를 먹을 게 분명합니다.

김학범 감독에게 A대표팀을 맡겨 다음 월드컵을 치르게 하더라도 우린 16강에 진출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16강에 진출할 수 없을 겁니다.

적어도 하나 혹은 그 이상이 유럽 혹은 남미 국가와 한 조에 묶이는 게 월드컵이고 우리보다 약한 전력의 팀이 없다시피 한 게 월드컵인데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렇게 월드컵을 마치고 나면 국내파 감독에게 기회를 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줬던 적이 최근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과정을 거듭하며 외국인 감독 선임만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소중한 기회, 월드컵을 망치는 걸 지켜볼 수 없습니다. 감독 교체의 기회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월드컵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올해 5, 6월 많은 감독이 새로운 자리를 찾을 겁니다.

하지만 우린 2018년 감독 선임에 앞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눴습니다. 다음 감독에겐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하고 적어도 다음 월드컵까진 맡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말이죠.

지난 2019년 11월에 있었던 월드컵 예선에서도 우리는 경질론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이번 경기보다 더 심각한 경기 내용이었다고 봅니다.

과할 정도로 많은 애정을 쏟는 건 당연하지만 조금 더, 조금 더 객관적으로 대표팀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4. 이번에도 '속도'가 문제

 

일본 선수단이 비장하게 이 경기를 준비했고 상대적으로 우위의 전력을 앞세워 전반 5분, 10분부터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 속도에서 밀렸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평가전 이후 그리고 한일전 프리뷰에서 이야기한 대로 최근 A대표팀이 드러내고 있는 문제점은 판단에 앞서 많은 생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러한 모습은 보여졌고 첫 번째 실점과 두 번째 실점은 그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상대가 얼마든지 공을 탈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린 생각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장면은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몇몇 위기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클리어링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조금 머뭇거리다 상대의 도전을 받게 되기도 했죠.

 

축구라는 스포츠는 생각이 필요한 상황이 더 많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스포츠입니다.

다만 그 생각 이후 행동이 본능처럼 나오는 선수가 조금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더 나은 평가를 받는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훈련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걸 본능으로 만들어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자신이 있는 선수와 팀, 그렇지 않은 선수와 팀이 차이를 만들고 만들지 못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신있게 경기에 임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위축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1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입장했지만 큰 소리를 내지 않는, 사실상 무관중과 같은 경기장에서도 우리는 위축되었습니다.

상대가 전력에서 앞섰고 중원에선 강한 압박으로 조여왔으며 우리의 페널티박스 앞에서 냉정함마저 보였습니다.

전반 20분이 되기 전에 우린 네 번의 위기를 맞았고 한 골을 허용했으며 상대는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전반 종료가 다가올수록 아쉬운 실수, 속도의 문제는 더더욱 드러났습니다.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전반전을 마쳤을 때 선수단은 이대로 경기가 끝났으면 했으리라 생각했겠죠.

후반전엔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고 선수 교체를 통해 많은 걸 바꿔 좋은 기회도 만들었지만 득점은 하지 못하고 실점은 더했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카타르와의 경기에서도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아시아의 정상에도 오르지 못할 것이고 유럽이나 남미 국가를 상대하는 월드컵에서는 더더욱 좋지 못한 경기를 치를 겁니다.

이것은 전술의 문제보단 선수 개개인의 판단력에 관한 문제인 만큼 대표팀에 소집되는 선수들은 자긍심을 자신감으로 바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환 속도에도 많은 문제를 보였습니다.

프리킥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이강인-남태희 선수의 약속된 세트피스가 실패로 돌아가고 당했던 역습이나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빼앗겼을 때 일본이 올라오는 속도에 비해 우리가 내려가는 속도는 너무 늦었습니다.

일본 역시 월드컵 무대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월드컵 역사에 남을만한 환상적인 역습 플레이에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선수단이 시즌 중 경험하는 전환 속도와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움직이는 노력도 필요할 겁니다.

 

5. 이대로 월드컵 2차 예선, 최종예선 그리고 본선 괜찮은가?

 

오는 6월에 예정된 네 번의 A매치를 통해 최종예선에 진출할 팀을 가립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에 따른 경기 일정 변경으로 최종예선 진출이 결정될 2차 예선 잔여 경기를 대한민국에서 치르기로 하면서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네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되었죠.

약체로 평가받는 스리랑카와 첫 번째 맞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뒀던 레바논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면 북한과의 경기만 조심한다면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오는 9월부터 치러야 하는 최종예선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가 어떻게 편성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비교적 강팀에게도 필히 승점을 따내야 하는 것이 최종예선이기 때문이죠.

지난 월드컵과 다르게 복병이 될 수 있는 팀이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시리아, 우즈베키스탄은 더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며 어려운 상황이긴 하나 이란 역시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죠.

자세한 이야기는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되고 조 편성이 마무리되면 이야기할 것이지만 최종예선과 본선은 괜찮을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시간은 남아있지만 지금과 같은 1년을 보낸다면 최종예선에서 조금 더 절망적인 상황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고 지난번처럼 자력이 아닌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아 진출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의 모든 구성원이 클럽 팀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대표팀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건강하게 시즌을 치러나가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길 바랍니다.

 

 

참으로 많은 의미로 와닿을 수 있는 한일전이 끝나고 이젠 평가전이 아닌 실전만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경기를 치르지 못한 이유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것을 고치는 건 어려운 일이고 좋은 결과로 연결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대표팀이 마주해야 하는 상황, 경기 중 쉬운 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합당한 눈높이로 대표팀을 지켜보더라도 대표팀은 언제나 더 나은 경기력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6월에는 조금 더 나은 기분으로 대표팀의 경기를 볼 수 있길 바라면서 2021년 3월 FIFA A매치 데이 리뷰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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