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자기결정권이냐, 생명권이냐·· 낙태죄 존폐를 떠나 진짜 문제는? -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특집 ⑤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번 포스트에서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특집 그 다섯 번째 포스트로 낙태죄 존폐를 떠나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네 번의 포스트를 통해 낙태죄란 무엇이고 낙태, 인공임신중절수술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낙태죄 폐지 혹은 인공임신중절수술 범위 확대가 필요한 이유와 신중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전에 다룬 포스트보다 사실은 더 무거운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아무리 이전과 달라지고 인식 개선에 힘을 쓴다고 하더라도 특정 계층, 특정인을 바라보는 선입견이나 편견은 사라지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번 주제도 역시 낙태죄 존폐와 상관없이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은 물론 출산하기로 결심한 미혼모 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고

혼전임신 역시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지만 나쁘게 바라보곤 하니까요.

좋게 봐달라고 제가 설득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낙태죄 존폐를 떠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요?



이미 말씀드린 대로 낙태죄의 찬반도 그렇고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 출산하기로 결심하고 엄마가 된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각은 사실 나아지기 힘듭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낙태죄가 폐지되고 여성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낙태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인식이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미혼모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미혼모가 그러한 고민을 했다고 단정짓기 어렵지만 한 번쯤은 위와 같은 고민을 해봤을 것이고

그 고민과 상관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을 두려워했을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체 낙태죄와 미혼모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낙태가 음성화되어 수술 비용, 안전 문제 때문에 이를 꺼려하다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미혼모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이 좋지 않을 것을 우려해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낙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계획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따라서 적어도 둘 중 하나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낙태죄 폐지 혹은 인공임신중절수술 범위 확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섣부른 판단, 호기심이 부른 결과 등 임신을 뭐라고 설명하더라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 10개월 그리고 아이를 낳은 뒤 수년간 혹은 평생을 아이만을 위해 살아가야 합니다.

아무리 개방적인 가정에서 자란 사람도 자기자식에게 늘 넓은 아량을 베풀길 원하는 부모조차도

미혼모와 혼인을 하겠다든지 자기자식이 미혼모 혹은 미혼부로 살아가겠다고 말한다면 반응이 어떨까요?


여성, 임산부의 자기결정권보다 태아의 생명권을 더 가치있게 보는 사람이라 그런지 저는 그 생명을 책임지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식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고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때부터 어려움이 많습니다.

아이의 출생신고는 미혼부의 경우 더욱더 어렵습니다.

혼인 외 출생자 신고는 산모가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렇지 않다면 생물학적 어머니의 인적사항을 알아야만 합니다.

사회적 인식 개선만큼 제도 역시 그러한 소외계층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특집의 주제인 낙태, 인공임신중절수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산부인과 문진 과정에서 아이를 낳을 거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아마 출산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보셨을 겁니다.

그러한 질문이 적잖이 당황스러운 이유는 우리의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그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분이 많다는 얘기고

그 질문에 불쾌함을 느끼신 분은 아이의 소중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그렇게 보이나?', '사람을 어떻게 보고?'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배경에는 낙태한 여성을 은연중에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기 때문에 싫어할 수는 있습니다.

저 또한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허나 그러하듯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치열한 논쟁 역시 가치관에 기인한 것이지,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의 대립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론이 어떻게 내려지든 어려운 결심을 한 낙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하든 그렇지 않고 출산을 하든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줄 수 있지 않을까요?


낙태죄 존폐를 떠나 진짜 문제는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얼마나 우리가 성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입니다.


성교육은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담배의 유해성 등과 함께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단순한 행위에 대한 교육으로 시작한 성교육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인성 측면과 피임 등 폭넓게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대화의 소재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이긴하나 폐쇄된채 있다보니 많은 정보를 알려줄 기회도 없고 왜곡되기도 쉽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가장 손쉬운 피임도구를 구입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조금 과장하면 낙태, 인공임신중절수술, 미혼부모가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걸쳐 올바른 성인식과 보다 개방적으로 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원합니다만

벌써부터 정쟁의 소재, 의료계와 종교계의 치열한 논쟁만으로 번져있다는 느낌과

잘못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개인의 결정을 국가가 막을 수 있냐는 반전체주의 혹은 개인주의 사상으로만 문제를 바라보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다음 포스트인 여섯 번째 포스트에서는 결과적으로 낙태죄와 인공임신중절수술이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고 입법부는 어떠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내일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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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2 - [시사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가지 사회적 사건)/OTOH (On the other hand, 다른 한편을 생각해봐요.)] - [법] 자기결정권이냐, 생명권이냐·· 낙태죄 존폐를 두고 입법부가 해야 할 일은? -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특집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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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0 - [시사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가지 사회적 사건)/OTOH (On the other hand, 다른 한편을 생각해봐요.)] - [법] 자기결정권이냐, 생명권이냐·· 낙태죄 폐지 혹은 인공임신중절수술 범위 확대가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특집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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